변동성 장세로 간접투자 확산 4개서 129개 상품으로 볼륨업
소액 투자·운용비용 낮아 각광 연초이후 수익률 11%대로 탁월 원자재 ETF는 43% 수익률 자랑
내년 결혼을 앞둔 직장인 명세형(가명·33) 씨는 결혼자금을 조금이라도 불려볼 마음에 주식투자를 결심했다. 최근 계속되는 변동성 장세에 혹시나 모아둔 자금이 손실을 입을까 염려돼 증권사를 찾은 결과 추천받은 투자상품은 바로 ‘상장지수펀드(ETF)’였다. 그런데 또다른 고민이 생겼다. 알고보니 ETF 종류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불과 4~5년 전까지만 해도 ‘변방의 상품’으로 취급받던 ETF가 펀드시장의 ‘주연’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올해처럼 국내 증시가 롤러코스터를 타듯 변동성이 커지면서 ETF의 진가가 발휘돼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ETF, 간접투자의 ‘주연’으로 등극=국내 ETF 시장의 출발은 늦었지만 상품화의 진화는 글로벌 시장과 동시대적으로 진행될 만큼 많은 연구와 상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02년 시장대표지수인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ETF 4개로 시작한 국내 ETF 시장은 주식과 채권, 파생, 상품, 통화 등으로 진화하며 모두 129개의 ETF 상품이 운용되고 있다.
코스피200ETF를 시작으로 2006년 이후 은행ㆍ자동차 등 섹터형ETF와 테마형 스타일ETF, 해외ETF로 순차적으로 진화하면서 시장 볼륨을 키웠다. 2009년부터는 채권과 원자재에 투자하는 ETF와 파생ETF, 통화ETF로 종류를 더욱 다양화했다. 이후 합성과 액티브형ETF도 순차적으로 도입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ETF를 간접투자상품의 대표 격인 펀드와 같은 레벨로 평가하기도 한다.
정상호 한국거래소 증권상품시장부 상품관리팀장은 “2000년 이후 변동성 장세로 간접투자 문화가 확대되면서 ETF 투자에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면서 “소액으로 시장 전체에 투자할 수 있고, 운용비용이 낮으며, 언제든 시장에서 사고 팔 수 있는 편의성 때문에 ETF 투자가 각광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상품운용의 투명성과 시장 활성화 정책이 꾸준히 펼쳐진 결과이기도 하다.
▶다양해진 ETF, 내게 맞는 맞춤투자 가능=ETF는 연동되는 지수에 따라 크게 대표지수와 지수파생, 섹터, 스타일, 테마, 채권, 해외, 상품, 통화 등 다양한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코스피200, KRX100 등과 같이 시장을 대표하는 지수에 연동하는 ETF를 ‘대표지수ETF’라고 한다. 코스피200지수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종목 중 시장대표성과 업종대표성 등을 감안해 선정된 200종목으로 구성되고, KRX100지수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대표종목 100종목으로 구성된다. 시장 전체를 대표하는 지수이므로 대표지수ETF는 ETF 중에서 변동성이 제일 낮다.
‘지수파생ETF’는 2010년 도입돼 폭발적인 거래가 발생했던 레버리지ETF와 인버스ETF 등이 있다. 레버리지ETF는 지수 변화의 일정 배율 이상 연동해 수익을 올린다. 코스피가 1% 오르면 약 2%의 수익률을 얻는 구조이고, 인버스ETF는 지수 변화의 반대 방향으로 일정 배율의 수익을 올린다.
‘섹터ETF’는 업종ETF라고도 하는데 자동차, 반도체, 통신, 은행 등 특정 업종지수에 연동된다. 대형주ㆍ가치주 등 기업 특성과 형태가 유사한 주식집단으로 구성된 지수에 연동하는 스타일ETF, 삼성그룹주 등 테마집단으로 구성된 지수에 연동하는 테마형ETF도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의 증시 전망과 자금 성격, 운용스타일에 따라 맞춤투자가 가능해졌다.
김남기 삼성자산운용 ETF운용팀 매니저는 “안정성을 원한다면 시장지수ETF나 채권ETF를, 수익률에 중점을 둔다면 섹터ETF나 상품ETF를 눈여겨볼 것”을 권했다.
▶ETF 연초 이후 수익률도 ‘탁월’=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국내 주식형 ETF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1.40%로,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 5.96%와 코스피지수 변동률 9.73%를 크게 웃돌고 있다.
개별ETF를 살펴보면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미래에셋TIGER중국소비테마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30.78%로 같은 기간 주식형 펀드 평균(5.96%)을 5배 이상 웃돌았다. ‘한국투자KINDEX삼성그룹주동일가중상장지수투자신탁’과 ‘KBKSar레버리지증권사장지수투자신탁’은 같은 기간 각각 16.85%, 16.13%의 수익을 올렸다.
특히 원자재에 투자하는 상품ETF 수익률은 탁월했다. ‘삼성KODEX콩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은 연초 이후 43.42%의 수익률을 기록, ETF 중 가장 높은 수익을 냈다.
우리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채권ETF ‘우리KOSEF10년국고채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도 연초 이후 7.36%의 수익률을 기록, 국내 채권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 4.18%의 배 가까운 수익을 냈다.
유의할 점도 있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팀장은 “최근 ETF 종류가 다양해졌지만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 등 특정 ETF로 거래량이 집중되는 반면 소외된 ETF가 많아 유동성 위험이 존재한다”며 “시장의 다양성에 따른 포트폴리오 배분의 기회로 활용하는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박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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