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설치공사 하며 친해져 통장 비밀번호 알아내 범행 40대 구속·달아난 공범 추적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준다고 접근, 치매에 걸린 80대 할머니의 신분증을 위조해 통장에 있는 6억여원을 빼돌린 40대 남성이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치매에 걸린 노인의 주민등록증을 위조해 통장에 있는 돈을 빼돌린 혐의(공문서위조, 특경법상 사기 등)로 A(46) 씨를 구속하고 달아난 공범 B(57) 씨를 추적 중에 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공문서 위조 혐의로 지난 2008년까지 복역을 한 A 씨 등 2명은 올 초 서울 서초구의 모 다방에 드나들면서 C(82) 할머니가 재력이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C 할머니를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이들은 서초동에 있는 C 할머니의 단독주택에 CCTV 설치공사를 하면서 할머니와 친해졌으며 할머니의 부탁으로 은행 심부름 등을 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를 통해 할머니의 통장에 예금이 많이 있다는 사실과 할머니의 인적사항, 계좌번호, 통장 비밀번호 등을 알아냈다.

A 씨 등은 지난 4월 2일 C 할머니와 비슷한 연령대의 할머니를 물색, 경기도 남양주의 D 은행까지 동행한 후 위조한 주민등록증을 제시하면서 통장분실신고, 인감변경신고 등을 통해 계좌 비밀번호 등을 변경했다. 이들은 이날 9000만원을 인출하는 것을 시작으로 4월 30일까지 총 19회에 걸쳐 피해자 통장에 있는 6억4600만원을 출금했다.

A 씨 등은 이렇게 뽑은 돈으로 1억여원의 빚을 갚고 나머지 돈은 강원랜드에 20차례 드나들며 모두 카지노에 써버린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C 할머니는 치매 증상이 있어, 피해자 진술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CCTV 설치관련 기술이 전혀 없으며, 이 할머니에게 접근하기 위해 범행을 꾸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병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