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홍승완 기자] 가정용 진공청소기가 탄생 100주년을 맞았다. 처음 등장했을 땐 마차에 싣고 다녀야 할 정도로 컸지만, 100년만에 더 작고 더 강력하고 더 날렵하게 진화하면서 이제는 각 가정의 필수품이 됐다.
진공청소기 개념이 최초로 등장한 것은 1901년. 영국의 휴버트 세실브스가 ‘전동펌프로 공기를 흡입해 천으로 만든 필터에 투과시키는 청소기’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세실브스의 청소기는 너무 크고 너무 무거웠다. 무게가 49kg로 마차에 싣고 다녔어야 할 정도였고 소음도 대단했다. 때문에 일부 청소업체들이 대형 공간을 청소하는 용도로만 사용됐다.
진공청소기가 가정으로 들어온 것은 1912년. 스웨덴의 가전 그룹 일렉트로룩스(Electolux)사의 창업주이자 유명한 엔지니어였던 악셀 베네그렌(Axel Wenner-Gren)이 만들어낸 룩스1(Lux1) 모델이 세계 최초의 가정용 진공청소기다.
스톡홀롬의 릴라 에싱엔(Lila Essingen)에서 생산된 룩스1은 기존 상업용 청소기들에 비해 훨씬 작았고 무게도 12kg에 불과(?)했다. 부녀자들이 조금만 힘을 쓰면 가정에서도 이동할 수 있는 정도였다.
처음엔 낯설어 했지만 일단 청소기의 성능을 보면 모두가 반했다고 한다. 때문에 베네그렌도 방문판매원들로 하여금 룩스1을 들고 일일이 가정을 찿아다니게 했다. 특히 경제권을 쥐고있던 남편들의 승낙을 받기 위해, 주로 남편들이 집에있는 시간에 맞춰 제품을 시연했고 제품은 순식간에 히트한다. 스웨덴 남성들이 워낙 기계를 좋아했던 데다, “청소시간이 짧아지면 아내들이 그만큼 요리에 더 신경을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흔쾌히 청소기를 샀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스웨덴 남성들의 이런 생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최근의 각종 설문조사들을 살펴보면 남성들이 가장 많이 참여하고 있는 가사분담 영역이 ‘청소기 돌리기’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진공청소기는 일렉트로룩스의 자존심이다. 끌고 다닐 수 있는 청소기였던 ‘모델V’(1921년), 바퀴와 코드되감개, 먼지봉투 개폐시스템 등을 장착했던 ‘룩소매틱 Z90(Luxomatic Z90)’ 등이 모두 일렉트로룩스가 세상에 처음으로 내놓은 작품이었다. ‘룩소매틱 Z90’의 경우 청소기로는 최초로 밀리언셀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세계 최초의 로봇청소기도 일렉트로룩스가 만들었다. 지난 2001년 11월 출시됐던 ‘트릴로바이트’가 그 주인공. 고대 수중 생물인 ‘삼엽충(트릴로바이트)’에서 모티브를 가져왔고 많은 로봇청소기들 디자인의 모태가 됐다.
현재 일렉트로룩스는 청소기 분야에서 유럽, 호주, 브라질 시장 1위, 미국 시장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연간 3200만대 이상의 청소기를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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