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공모자들’이 모두의 예상을 깨고 흥행 영화 반열에 올라섰다. 김홍선 감독의 처녀작인데다 캐스팅 역시 대작들에 비하면 화려한 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긴박감 넘치는 전개와 묵직한 메시지, 배우들의 열연은 관객들을 끌어 모았고 또 다시 극장가에 잔혹 스릴러의 바람을 불어 넣었다.

최근 본지와 만난 김홍선 감독은 기쁜 기색이 역력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일반 관객들의 반응을 걱정하고 있었다. 그는 “저랑 친한 분들이나 관계자 분들은 좋게 봐주셨는데, 관객들에게는 약간 불친절한 면이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웃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영화는 한국과 중국을 여객선 안에서 벌어지는 장기밀매에 대한 내용을 다뤘다. 현실의 어두운 면과 사회적 문제를 적나라하게 표현했기 때문에 충분히 뭇 관객들의 반감을 살 수 있다. 김 감독은 실제 ‘따이공’들의 모습을 반영하기 위해 약 3개월 동안 쫓아다녔다.

김홍선(영화감독)
'공모자들’ 김홍선 감독 “많은 분들이 밤길 조심하셨으면..”
김홍선(영화감독) '공모자들’ 김홍선 감독 “많은 분들이 밤길 조심하셨으면..”

“당연히 영화 시나리오 이야기는 하지 않았죠. 그들 역시 저를 만나기 전에 엄청 경계를 했고요. 따이공들의 힘든 이야기와 실상 같은 것들을 많이 들었죠. 하지만 영화에 전부 녹여내지는 못했어요. 모두 담아내기엔 못 볼 정도로 잔인할 것 같았거든요.”

그렇지만 실상 객석을 채우는 관객들은 대부분 여성이다. 그는 “관객 석 80석이 여성 관객들이었다”며 뿌듯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사실 ‘공모자들’은 사회적 메시지와 잔혹 스릴러라는 장르에 비추어 볼 때 ‘이웃사람’과 어느 정도 맥락을 같이 한다. 실제로 김홍선 감독은 ‘이웃사람’ 팀을 부산 무대인사 당시 만났다고.

“‘이웃사람’팀도 부산에 무대인사 차 왔더라고요. 김홍선 감독님과 김성균, 도지한 군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죠. ‘이웃사람’은 김휘 감독님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끝까지 잘 그려내신 것 같아 좋더라고요.”

스릴러 영화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그동안 극장가에 국내 스릴러 영화가 없었기 때문일 것.

“아무래도 오랜 만에 스릴러물이 나와서 그렇지 않을까요? 특히나 12세나 15세 물은 있었지만 미성년자 관람불가 스릴러물은 ‘황해’ 이후로 딱히 없었잖아요. 그래서 아마 더 인기를 끌고 있는 것 아닌가 싶어요.”

조달환은 인터뷰 당시 사우나 신이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그 장면으로 겪은 스트레스가 너무도 커 처음으로 김홍선 감독에게 화를 낸 적이 있다고 털어 놨다. 이에 대해 김홍선 감독은 “내가 너무 몰아 붙인 탓”이라며 껄껄 웃었다. 실제 두 사람은 감독과 배우를 떠나 친분이 두텁기로도 유명하다.

“(조)달환이가 혼자 짜증을 내고 있엇는데 제가 우연히 그걸 보고 몰아붙였죠. 물론 달환이도 실수한 게 있긴 했지만요. (웃음)”

김홍선 감독에게는 미우나 고우나 조달환 뿐이었다. 가장 길게 호흡을 맞춘 배우 역시 조달환이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길고 긴 촬영 기간 내내 함께 했다.

“굳이 이야기를 많이 나눈 친구를 꼽자면 달환이죠. 달환이를 캐스팅 하기 전에 영규와 상호의 대사를 다 읽어보게 하고 그걸 영상화 시켰어요. 달환이가 연기 하는 것을 보는데 좀 이상하거나 어색한 부분이 있으면 대사나 신을 수정했죠. 남자 역도 했다가 여자 역도 했다가 많은 캐릭터를 보여줬어요. 많은 도움을 준 친구죠.”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코믹한 캐릭터에서 벗어나 이미지 쇄신에 나선 임창정에 대해서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임창성 선배의 영화가 열 편이 있다면 그 중 여덟 편은 재밌어요. 선배 연기는 정말 재밌잖아요. 이번 역할도 너무 잘 소화해 주셨고요. 다음 작품에서는 한 층 더 업그레이드 된 연기를 하실 것 같아요. 그래서 다음 작품이 벌써 기대 되고요.”

그는 이번 영화로 인해 대중들이 한 번 더 어두운 현실에 대한 경각심을 느끼길 원했다. ‘공모자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흉악 범죄, 부녀자 살인, 납치 사건이 일어나는 요즘 시대에 딱 맞는 영화이기도 하다.

“사회적 시기와 잘 맞는 영화라고 생각해요. 요즘 참 실종자들도 엄청 많고, 사건들도 많이 터지잖아요. 특히 흉악범죄 발생 수는 어마어마할 정도죠. 이 영화를 보게 되면 관객분들이 좀 더 밤길도 조심하게 될 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김 감독은 한 번 더 사회 문제에 대해 대중들이 관심을 가져 줄 것을 부탁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슨 일이든지 간에 자신이 직접 겪어 보지 않는 이상 무관심하기 마련이다.

“장기 매매라는 단어가 참 익숙하면서도 먼 단어 같아요. 주변 사람들이 당하지 않으면 절대 모르는, 실제로도 끔찍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잖아요. 많은 분들이 제 작품을 통해 주변을 챙기거나 사회적인 의식을 일으켰으면 좋겠어요. 한 명이라도 그런 흉악한 범죄에서 덜 당한다는 것에서 이 영화의 개봉 이유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김홍선(영화감독)
'공모자들’ 김홍선 감독 “많은 분들이 밤길 조심하셨으면..”
김홍선(영화감독) '공모자들’ 김홍선 감독 “많은 분들이 밤길 조심하셨으면..”

양지원 이슈팀기자/jwon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