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백웅기 기자]뉴타운ㆍ재개발 사업 출구전략에 있어 매몰비용 처리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보조금 일부를 국가가 지원해주는 방안이 추진된다. 지방재정이 악화된 상황에서 매몰비용 전체를 지자체가 떠안기에는 부담이 크기에 정부 지원없이는 출구전략도 제대로 진행될 수 없다는 판단에서 나온 대책이다. 하지만 개발이익을 전제로 사업을 추진하다 경기 불황 등을 이유로 포기한 데 따른 비용을 국고로 보조한다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는 여론도 만만치 않아 좀처럼 접점을 찾기 어려운 모습이다.
지난 11일 문병호 민주통합당 의원은 뉴타운 출구전략에 따라 정비사업을 중단한 조합추진위원회 등 사업주체에 매몰비용 중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한 비용의 60% 이상을 정부가 지원한다는 내용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법상 재개발 조합 설립 이전 단계인 추진위원회 단계에서 사업승인이 취소된 경우 해당 지자체가 매몰비용 일부를 보조할 수 있도록 돼있는데 이를 조합 설립인가 취소 경우에도 정부가 비용을 함께 지원토록 한다는 것이다. 문 의원은 “지자체의 재원이 부족해 뉴타운ㆍ재개발 사업 등을 중단하게 할 유인을 충분히 제공하기 힘든 실정이어서 정부가 더 많은 부담을 해야 한다”고 법률 개정 취지를 설명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정부는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견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도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서울 뉴타운 등에 대한 매몰비용 지원은 원칙에 맞지 않다”며 “직접 책임을 져야한다”고 지적했다. 뉴타운 사업 등의 인ㆍ허가권자인 지자체나 조합이 직접 부담해야 한다는 종전 원칙을 재확인시킨 것이다. 여기에 더해 “개발 이익 보겠다고 앞뒤 안재고 투자한 사람들도 많은데, 그런 사람들도 세금으로 지원해줘야 하나”라는 일반의 곱지않은 시선도 있는 게 사실이다.
한편 정치권에선 매몰비용 처리문제와 관련 책임공방도 이어진다. 과거 선거에서 뉴타운 개발 공약을 앞세워 혹세무민했다며 여권에 비판을 쏟아내는 동시에 정부가 매몰비용을 지원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주장하는 것이다. 이번에 개정법을 발의한 문병호 의원 뿐 아니라 비슷한 내용의 개정법을 발의한 오영식(민주통합당), 노회찬(통합진보당) 의원 등 야권 인사들이 적극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이처럼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한 채 정부와 지자체간 매몰비용 부담 관련 논의가 부진한 상황 속에서 매몰비용 규모는 더욱 커지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