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권 취득으로 병역의무가 해소됐음에도 자원입대한 그들.
5년간1000명 넘을 정도의 뜨거운 조국애 앞에 병역기피 같은 추잡함이 부끄러워…
올 추석엔 청와대로 불러 우리 음식 한 상 그득 차려줬으면….
대통령 선거운동에 여념 없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어제 우리 군에 한 통의 편지를 보내왔다고 한다. 지난 3월 방한해 판문점을 시찰할 때 안내와 경호를 도맡은 공동경비구역(JSA) 경비대대장 윤봉희 중령 앞으로 감사의 뜻을 보낸 것이다. 이런 일은 흔치 않다. 아니 처음 있는 일이다.
평소 한국의 교육열, 그리고 민족적 근성에 남다른 관심을 보인 오바마 대통령이긴 하지만 윤 중령의 탁월한 (영어)실력과 JSA 특유의 매너에 적잖이 감복받긴 받은 모양이다. 참 ‘오바마스럽다’는 생각을 하면서 우리네 정치지도자들의 면면도 떠올려본다.
그러고 보니 칭찬받아 마땅한 전사들이 또 있다. 며칠 전 뉴스를 장식한, 모국을 찾아 자원입대한 교포청년들이 바로 그들이다. 뭉클한 감동에 자료도 검색해보고 몇 군데 알아도 보았지만 아쉽게도 이들이 대견하다며 손 한번 잡아준 우리 지도자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들은 영주권 취득으로 병역의무가 해소됐지만 굳이 조국을 지키겠다며 자청해 군에 입대한 이들이다. 오로지 자기희생이다. 제도 도입 5년 만에 1000명을 넘어섰다. 이 시간에도 논산 육군훈련소에는 각지에서 온 교포 청년 51명이 한 소대를 이뤄 고된 훈련을 감내하고 있다. 그중 김수한(26) 훈련병의 경우가 압권이다. 미 해병으로 7년씩이나 복무하고도 다시 조국의 군복을 입었다. 입대 동기는 ‘자랑스러운 한국의 아들’, 단순하다.
김 훈련병 못지않은 사연은 줄곧 있었다. 80년대를 풍미한 가수 이용 씨의 아들 이욱 군이 아버지 권유로 미국에서 와 1기로 군복무를 완수했다는 묵은 기사도 보인다. 그들은 한결같다. ‘한국인의 자긍심’ 하나로 똘똘 뭉쳐 역사와 예절 등 소양교육을 받은 뒤 사격, 각개전투, 화생방, 종합행군으로 이어지는 살벌한 정규훈련을 거쳐 전후방에 배치된다.
이들과는 다른 경우도 물론 있다. 연평도 포격도발사건 이듬해인 작년 여름, 미국 코넬대와 시카고대에 재학 중이던 정도현ㆍ재현 형제가 희생된 전우들의 사연을 보고 해병대에 자원입대했다는 뉴스에 많은 이들이 감동했던 기억이 새롭다.
부끄러워해야 할 이들이 많다. 군 문제로 공분을 산 공인들이 우리 사회엔 적지 않다. 더러는 고의로 신체를 훼손하거나 서류 조작을 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군 면제를 목적으로 국적을 포기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이들도 해마다 수천 명에 이른다니 어이없다. 군 면제율이 일반인은 6%대, 재력가 집안은 무려 33%대라는 자료는 또 뭔가. 사실이 아니길….
각설하고, 모쪼록 그들이 몸 성히 뜻한 바를 잘 이뤘으면 한다. 정부에 제안한다. 이미 제대한 이들까지 소급해서라도 원할 경우 국내 취업 알선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자. 또 가상한 조국애에다 능통한 외국어 실력을 갖췄으니 병영 특별교육 첨병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할 만하다. 부탁이 있다. 추석명절과 국군의 날이 겹쳤다. 부모님까지 모셔다 독도도 보여주고 청와대로 초치해 우리 음식도 한 상 그득 냈으면 한다. 애국애족 같은 귀한 가치는 키울수록 큰 힘이 된다. 이번엔 정신 나간 일본 정계 쪽이 느끼는 바 크도록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