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구<사진>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지난 1일 서울 수표동 시그니쳐타워로 사옥을 이전한 후 공식 업무 첫날인 지난 3일 오전 8시 여느 월요일과 다름없이 팀장회의를 주재했다. 이삿짐 정리가 덜 돼 회의를 건너뛸 가능성이 있다는 회사 안팎의 예상을 뒤집은 것이다. 회장에 취임한 뒤 외부 일정이 있던 날을 제외하고 박 회장은 월요일이면 어김없이 팀장회의를 가졌다. “원칙을 깰 수 없다”는 평소 지론을 실천한 것이다.

박 회장의 이 같은 ‘원칙 경영’이 금호석화 재도약의 원천이 되고 있다. 실제로 금호석화 계열사 금호미쓰이화학은 지난달 29일 전남 여수시 여수공장에서 폴리우레탄 주원료인 MDI(Methylene Diphenyl Diisocyanateㆍ메틸 디페닐 디이소시아네이트) 5만t 추가 증설 준공식을 가졌다. 2010년 박 회장이 회사 복귀한 뒤 사실상 첫 공장 증설이다.

준공식 당시에도 박 회장의 ‘원칙’이 빛을 발했다. 금호석화 관계자에 따르면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여수행 비행기 결항이 준공식 전날 결정되자, 회사 실무진은 ‘준공식 연기’ 또는 ‘불참 및 부회장급 대리 참석’을 박 회장에게 권했다.

하지만 박 회장은 “합작 파트너인 일본 미쓰이화학 관계자들이 (준공식에) 예정대로 참석한다”며 곧바로 서울역으로 이동, KTX로 여수에 간 뒤 현지에서 1박하고 준공식 참석을 강행했다. 이 관계자는 “‘약속은 지켜야 한다’는 것이 박 회장의 원칙 중 하나”라며 “박 회장은 정확하게 오전 7시45분께면 회사에 나온다”고 전했다. 박 회장은 상반기 화학업계 불황에도 합성고무 등 제품의 공정을 늦춰선 안 된다며 약속과 원칙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박 회장은 지난 3일 오후 계열사 긴급 임원확대회의를 주재하고 사옥 이전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그는 “과거에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라는 우산이 있어 다소 도움을 받을 수도, 줄 수도 있었지만 이제는 홀로 서야만 한다. “새로 이사를 왔으니 이제 새 기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해 보자”고 임직원에게 당부했다.

<신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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