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가수’공식 거스른 가수 조장혁
가수 조장혁(43)이 ‘나는가수다2’에 나타났다. 실로 오랜만이다. 2일 ‘새 가수 초대전’ B조 경연에서 조용필의 ‘꿈’을 열창했지만 고배를 마셔 아쉬움을 더했다. 한층 더 깊어진 보컬에서 애절함의 강도를 더할 수 있었다. 여기서 1위에 오른 소찬휘도 잘 불렀지만 조장혁의 무대를 다시 보고 싶어 하는 시청자들이 훨씬 더 많았다.
‘나가수’는 공식 같은 게 생겼다. 이게 발전을 가로막는 요소다. 고음 지르기 창법과 필요 이상의 전조(轉調, 조바꿈)를 사용하는 화려한 편곡은 이제 식상해졌다. 조장혁은 ‘나가수’의 이런 공식을 거스르는 가수다. 그는 감정을 과장하지 않고도 솔직하게 감성을 전달했다. 시청자들이 ‘꿈’을 들으면서 감동을 받은 이유다. ‘꿈’의 인트로 부분을 제외하고는 강한 악기 소리도 없었다. 소프트하게 보컬 위주로 부르자 그의 음색은 오롯이 전달됐고, 솔직한 감성은 시청자를 울렸다.
조장혁은 1996년 데뷔 앨범 ‘그대 떠나가도’를 발표하고 ‘중독된 사랑’ ‘love’ ‘체인지’ 등의 히트곡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실력파 싱어송라이터다. ‘그대 떠나가도’는 드라마 ‘별은 내 가슴에’에 삽입돼 잔잔한 반응을 얻었다. 조인성의 ‘별을 쏘다’에서는 ‘인 마이 드림’이 분위기를 잘 깔아주었다.
하지만 조장혁이라는 가수의 인지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 라이브에 강한 그의 노래 실력은 결국 대중의 ‘눈’과 ‘귀’를 비켜가지 못하게 했다. 2000년 3집 ‘Love’의 타이틀곡 ‘중독된 사랑’과 수록곡 ‘러브’의 인기는 대단했다. 안재욱, 박진희가 나온 뮤직비디오가 인상적이었던 ‘중독된 사랑’은 10년이 더 지난 지금도 노래방에서 남자들이 여자친구에게 자주 불러주는 노래다. 깊은 발라드여서 잘만 부르면 호소력을 높일 수 있다. 또 ‘러브’는 요즘도 결혼식 축가로 많이 불리고 있다.
조장혁은 그 이후 음반제작자와의 잘못된 계약으로 제작비를 떠안게 되면서 오랜 기간 가수 활동을 이어갈 수 없었다. 조장혁은 “데뷔할 당시부터 계속 함께했던 사람(매니저)이 있었다. 오랫동안 함께한 사람이라 믿었는데 이 사람이 날 어떤 회사에 팔아넘기다시피 했다. 금전적인 것도 그렇고… 상처를 입고 나니 정이 떨어지고 음악하기 싫어졌다. 음악을 포기하려고 했다”고 고백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조장혁은 “앞으로 뮤지션으로서 감동을 전하는 좋은 무대를 선사할 것”이라면서 “조만간 신곡을 통해 팬들과 만나겠다”고 향후 음악 행보를 전했다.
한편 조장혁은 이날 90년대 많은 대중들이 사랑했던 가수로서 여전한 가창력을 과시하며 가사를 음미하듯 호소력 짙은 허스키한 목소리로 노래를 이어갔고, 그의 무대에 관객들은 함께 노래를 따라 부르며 안방 시청자들에게까지 큰 감동을 선사했다. 노래를 마친 조장혁이 인사를 하자 곳곳에서 기립박수와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고배를 마신 조장혁의 화려한 무대는 각종 포털에 격려의 댓글로 이어졌다. 조장혁은 “가슴으로 노래를 부르려고 애쓰겠다. 귀로 들으려고 하지 말고 가슴으로 들어달라”고 했다.
지난 1월 ‘불후의명곡2’에서 후배 신용재와 듀엣으로 ‘중독된 사랑’을 부르며 안방극장에 잠깐 얼굴을 내밀었던 조장혁의 노래를 다시 들을 수 있기를 대중들은 바라고 있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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