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대통령, 군부 1·2인자 전격 해임 ‘파장’

‘군부와 동거’ 예상 뒤엎고 국경수비대 피습 책임물어 임시헌법도 폐기…권력강화 나서

탄타위 국방, 대통령 고문 임명 군부와 사전교감 가능성도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이 군부 1ㆍ2인자를 전격 해임하고 임시 헌법도 취소하면서 권력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집트에서 군부는 자원을 통제하고 미디어를 움직이는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무르시 정부가 당분간은 군부와 동거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예상을 뒤엎은 이번 조치는 무르시가 무바라크 퇴진 후 권력을 쥐어 온 군부로부터 대통령의 권한을 되찾기 위해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지난 5일 이집트 북동부 시나이반도에서 국경수비대원 16명이 무장괴한에게 살해된 사건으로 군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자 이때를 놓치지 않고 군 최고 실세인 후세인 탄타위 국방장관 겸 군최고위원회(SCAF) 위원장과 사미 아난 육군 참모총장을 동시에 몰아냈다는 것이다.

이 사건으로 무르시 자신과 지지 기반인 무슬림형제단에 대한 비판도 나오자 독재자 무바라크의 최측근인 탄타위를 해임해 비난의 화살을 돌리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임시헌법 폐기 역시 무르시가 군부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대통령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군부의 영향 아래 있는 이집트 헌법재판소는 대선 결선 투표를 하루 앞둔 지난 6월 14일 하원의원 선출 과정의 불법성을 이유로 의회 해산명령을 내렸다.

헌재의 결정 직후 SCAF는 의회를 해산하고 새 의회 구성 때까지 입법권과 예산감독권을 자신들의 권한 아래 두는 임시 헌법을 발동해 취임할 새 대통령의 권한 중 상당 부분을 가져갔다.

취임 선서를 할 때부터 군부에 기선을 제압당했다고 평가 받은 무르시 대통령은 이번 조치로 무슬림형제단의 자유정의당이 절반을 차지하는 종전의 국회를 부활시키고 입법권을 되찾아 온전한 권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무르시와 군부가 정면충돌하는 상황까지 가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국경수비대 피살사건으로 군부의 입지가 크게 약화한 데다 군부와 무르시의 권력 투쟁이 무르시 쪽으로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무르시가 탄타위와 아난을 대통령 고문으로 임명한 것도 이번 해임이 문책성 인사만은 아님을 보여준다.

이집트군의 한 장성은 이번 조치가 “무르시 대통령이 탄타위 장관과 나머지 SCAF 위원들과 상의한 결과를 토대로 한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을 통해 밝혔다. 영국의 중동 전문가인 이마드 모스타케도 “이번 결정은 (군부에 의해) 수용됐다고 들었다”면서 “이집트에서 민간으로 권력이 이양되는 매우 긍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현경 기자> /pin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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