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3월 15일 만나서 돈 쇼핑백 줬다” “서울 갔지만 안 만났다”
새누리당 공천헌금 의혹사건에 연루된 주요 인물들이 계속 제보자와 엇갈리는 주장을 펴고 있다. 연루 정치인은 물론 유력 대선주자의 도덕성과 정치 생명에도 직결될 수 있는 대형 사안인 만큼 어느 누구도 덜컥 혐의를 시인하지 않는다. 어느 한 쪽은 확인 안 된 추측성 주장이나 거짓말을 하고 있다. 이를 규명하는 것이 검찰의 역할이며, 이번 사건을 풀어낼 열쇠가 될 전망이다.
핵심 쟁점은 현영희(61) 의원의 수행비서를 지낸 제보자 정동근(37) 씨가 “올 3월 15일 서울역 한 구내 식당에서 전 새누리당 부산시당 홍보위원장 조기문(48) 씨를 만나 현기환(59) 전 의원에게 전달해 달라며 3억 원이 든 쇼핑백을 건넸다”고 주장한 내용이다. 정 씨는 “식사 후 조 씨가 현 전 의원으로부터 ‘알았습니다’란 문자메시지를 받아 보여줬다”고 진술했다. 정 씨는 이런 주장을 뒷받침할 비망록을 검찰에 제출했다.
이에 대해 조 씨는 “다른 볼일로 서울에 간 적은 있지만 정 씨를 만나거나 돈을 건네 받은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또한 현 전 의원이 지난 3일 검찰에 자진 출두하며 제출한 통화 내역에도 조 씨와 관련된 기록이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정 씨의 비망록이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는지 조사하고, 조 씨와 현 전 의원의 당일 행적 및 대포폰 사용 여부에 대해서도 확인할 방침이다. 정 씨가 조 씨에게 전달한 쇼핑백이 현 전 의원측에 전달됐다는 물증은 아직 확보되지 않은 만큼 일종의 ‘배달사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공천헌금으로 쓰였다는 현금 3억원의 실체에 대해서도 제보자, 연루자간 진실공방이 오가고 있다. 정 씨는 “3월 15일 당일 (서울역에 가기 전) 오후 2시 부산 강림CSP(현영희 의원 남편 임모 씨 회사)에 도착했다. 한 시간 뒤 회장실에서 나온 현 의원이 은색 쇼핑백을 주면서 ‘3억원’이라고 한 뒤 ‘서울역에서 조 씨에게 전달하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현 의원이 1000억원대 자산가로 알려진 남편 임 씨의 자금으로 공천헌금을 조성했다고 의심해 볼 만한 대목이다. 하지만 검찰이 계좌 추적을 벌인 결과 이 시기 임 씨의 계좌에서 출금된 돈은 3억원에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 의원은 당에도 “남편의 법인 돈을 쓴 적이 없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씨는 당시 현 의원에게 지시와 함께 받았다는 은색 쇼핑백을 찍은 휴대폰 사진을 검찰에 제출했지만, 정확한 액수를 세어보거나 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3억원이란 액수는 결국 아직 확인되지 않은 액수인 셈이다.
이런 가운데 사건을 둘러싸고 각종 추측과 미확인 정보가 난무해 정확한 사태 파악에 혼선을 빚고 있다. 한 때 ‘현 의원이 거액을 인출하는 모습이 담긴 CCTV 녹화 자료가 검찰에 확보됐다’는 이야기가 돌았으나, 검찰 확인 결과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 관계자는 6일 “그런 영상이 있다고 하면 어디서, 어떤 영상이 나왔는지 밝혀야 할 것”이라며 확인된 바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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