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슬기 인턴기자]사상 최초로 올림픽 축구 4강전에 진출한 우리 대표팀이 ‘도박 파괴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예선 경기에서부터 해외 배팅업체들의 예상을 모조리 뒤엎으며 축구 도박사들을 골치 아프게 했기 때문이다.

예측을 빗나간 한국 대표팀의 행보는 지난달 26일 영국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벌어진 멕시코와의 B조 예선 1경기에서 시작됐다. 경기를 앞두고 해외의 유수 스포츠 배팅사이트들은 모두 한국의 열세를 점쳤다. 총 20개 베팅업체 가운데 19개 업체가 멕시코의 승리를 예상했을 정도. 영국의 대형 배팅업체 윌리엄 힐(William Hill)은 한국의 승리 배당률을 3.6배로 부여한 반면, 멕시코의 승리 배당률은 1.83배로 낮게 책정했다. 도박의 세계에서 배당률이 높다는 것은 곧 ‘승리 확률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다른 배팅업체인 비윈(Bwin), 래드브록스, 스카이배트, Bet365 역시 한국 승리 배당률을 3.1~3.2배로 책정하며 멕시코의 승리를 예상했다.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한국과 멕시코가 팽팽한 접전 끝에 무승부를 기록했던 것. 멕시코의 승리를 낙관하며 돈을 걸었던 축구 도박사들은 쓰린 속을 달래며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그러나 다음 경기에서도 이변이 벌어졌다. 한국은 7월 30일 영국 시티 오브 코벤트리 스타디움에서 스위스를 상대로 2대 1 승리를 거뒀다. 배팅 업체들이 ‘한국이 멕시코전을 주도했다’는 외신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스위스의 승리’를 장담한 뒤였다. 당시 세계적인 베팅 사이트 비윈은 스위스에 한국(3.3)보다 낮은 2.25의 배당률을 책정해 우리의 패배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한국이 반드시 ‘패배 예상’ 만을 비켜간 것은 아니다. 우리 대표팀은 배팅업체들의 ‘승리 예상’ 마저 완벽하게 뒤엎으며 도박파괴 행진을 이어나갔다. 지난 2일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B조 예선 6경기에서 한국은 가봉을 맞아 0대0 무승부를 기록했다. 가봉은 2012년 현재 피파랭킹 45위로 우리가 속했던 B조 4개 팀 중 최약체로 손꼽혔다. 이 같은 전력 분석에 따라 전 세계 33개 스포츠 베팅 업체들은 한국에 평균 1.60의 승리 배당률을 책정했고, 가봉의 승리 배당률은 5.63배에 달했다. 피너클 스포츠는 가봉의 승리 배당률을 무려 6.91배로 책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은 도박사들의 ‘단 한번의 승리 예견’마저도 무참히 깨뜨렸다.

올림픽 개최국이자 피파랭킹 4위인 영국을 맞아 8강전에서 만들어낸 마지막 반전은 전에 없이 통쾌했다. 영국은 한국과의 경기를 치르기도 전부터 브라질과의 4강전을 준비 할 만큼 우리 대표팀의 전력을 무시했다. 도박사들의 예상도 가혹했다. 스카이배트는 8강전 배당률을 영국에 1, 한국에 2.4로 책정하며 영국의 손을 들어줬다. 비윈도 영국의 배당률을 1.91배, 한국은 3.90배로 매겼다. 도박사들의 예측을 비웃기라도 하듯 한국은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영국을 꺾고 4강에 진출했다.

이제 한국은 8일 브라질과의 4강전을 앞두고 있다. 스카이배트는 이 경기의 승리 배당률을 한국에 약 5.5, 브라질에 0.5로 책정해 사실상 브라질의 완승을 예상하고 있다. 윌리엄 힐은 더욱 가혹한 분석을 내놓았다. 윌리엄힐은 승-무-패 기준으로 11/2, 3/1, 2/5의 배당률을 책정했다. 이는 한국에 2달러를 걸어 이기면 원금제외 11달러를 벌 수 있지만, 브라질에 5달러를 걸어 이기면 원금제외 2달러의 상금 밖에는 받지 못함을 뜻한다. ‘도박파괴자’ 한국이 다시 한 번 배팅업체들의 예측을 무너뜨리며 호쾌한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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