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용무전기 등 軍 전략물자 밀반출한 파키스탄인 구속

-핵심부품 생산업체 직원과 짜고 군용무전기 수백대 밀반출 시도

-5년 전 같은 혐의로 강제추방된 외국인, 이름 바꿔 입국해 다시 시도

[헤럴드경제= 박수진 기자] 우리 군이 사용하는 야전용 무전기(PRC-77)를 파키스탄 현지에서 불법 대량생산하기 위해 국내 부품 생산업체 직원과 짜고 핵심 부품 수천점을 해외로 밀반출하려던 파키스탄 무역업자가 구속됐다. 이 파키스탄인은 5년 전에도 우리 군의 전략물자를 밀반출한 혐의로 구속, 강제추방됐지만 이름만 살짝 바꿔 다시 입국해 이같은 범행을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인물이 여러차례에 걸쳐 밀반출을 시도했지만 방위사업청은 이같은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6일 국내에서 생산된 야전 군용무전기의 핵심부품 60여종 총 7900여점을 생산업체 직원으로부터 불법 매입해 해외로 밀반출하려 한 혐의(전략물자 불법수출 등)로 파키스탄인 A(46)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또 A 씨에게 무전기 부품을 제공한 국내 부품 생산업체 직원 B(45)씨를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파키스탄에서 우리 군의 야전용 무전기를 불법 생산하기 위한 목적으로 밀반출을 시도했다. 2007년 이미 군용 물자를 밀반출한 혐의로 구속돼 강제추방 된 전력이 있던 A 씨는 당시 알고 지내던 B 씨와 수시로 연락하면서 B 씨가 일하는 부품 생산업체에서 무전기 핵심 부품 7900여점을 2000여만원을 주고 매입했다.

A 씨는 강제추방 전력으로 국내 입국이 불가능하자 지난해 8월 자신의 이름을 교묘하게 바꿔 다시 여권을 발급받았다. 경기도 파주 등에 있는 다른 군용 물품 생산업체에 찾아가 전투용 헬맷 등 전략물자를 구입하려했지만 업체가 방위사업청의 수출허가서를 요구했다. A 씨는 파키스탄 현지 통신회사 명의로 된 관련 서류를 위조했다. B 씨의 도움을 받아 위조된 서류를 이용해 지난 6월 방위사업청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해 수출허가서를 신청했다.

B 씨가 업주 몰래 수천점의 부품을 빼돌려 A씨에게 판매하는 등 불법거래가 수차례 이뤄졌지만 이들 업체에 대한 방위사업청의 별다른 관리감독은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은 “업체에 대한 관리는 하고 있지만 세부 하청업자에 대한 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주무관청의 철저한 관리 감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수출 허가는 신고제로 이뤄지기 때문에 방산업자들 개개인에 대해 파악을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경찰은 피의자들을 상대로 무전기 부품을 매입하게된 정확한 경위 및 밀반출 시 사용처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밀반출을 시도한 군용무전기는 파키스탄에서 대량생산될 경우 탈레반 등 현지 테러단체 등에 유입될 가능성이 높았다”며 “외국인 무역업자를 통해 전략 물자가 해외로 밀반출되는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sjp10@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