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방송을 통해 ’미스터리 여인‘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부인 리설주라고 공개, 정부의 대북 정보력이 도마위에 오를 전망이다. 지난 4일 김 제 1위원장의 모란봉악단 공연 때 리설주가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이후 20여일이 지났지만 결국 북한이 공개방송을 하기 전까지 까맣게 몰랐기 때문이다. 특히 리설주는 여러차례 북한 방송에서 노래하는 모습이 방영돼 우리 정보당국이 신원을 파악하고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눈 뜬 장님’이란 비난을 피해가기 어려워 보인다.
정부와 정보당국 등의 발표와 설명을 종합하면 7월25일 밤 8시 북한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이 “김정은 원수임께서 부인인 리설주 동지와 함께”라는 방송멘트가 나온 시점이 우리 정부가 ‘김정은 부인이 리설주’인 것을 확인한 시점이다.
그 전까지는 김 제 1위원장이 결혼했는지는 물론 동행한 여성이 부인이라는 사실까지 확인하지 못했다. 심지어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이라는 추측도 한동안 나돌았다. 그나마 이같은 추측은 주로 일본이나 러시아 등 북한과 교류가 있는 국가들의 외교관들을 통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같은 외교라인을 통한 정보 확인도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지난 25일 평양에서 열린 능라인민유원지 준공식에는 북한 주재 외교관들도 적잖이 참석했다. 보통 정상이 참석하는 행사 의전상 외교관들에게는 참석자들이 예고되는데, 김정은의 부인인 리설주의 참석여부도 사전에 통보됐을 가능성이 높다. 이날 행사에서 리설주가 외교관들과 인사를 나눴다는 것은 이를 더욱 뒷받침한다. 북한과 수교한 국가들 대부분은 우리와도 수교를 맺고 있는만큼 다양한 외교채널이 가동됐다면 ‘김정은 부인 리설주’의 존재를 먼저 확인할 수도 있었던 셈이다.
그보다 더욱 황당한 것은 리설주가 이미 공개된 인물이었다는 점이다. 불과 1년전 리설주는 은하수관현악단 소속가수로 TV에 방송된 신년경축음악회에서 북한 가곡 ‘병사의 발자욱’을 불렀다. 지난 7월4일 김정은 옆자리에 리설주가 등장한 이후 신원확인을 위해 광범위한 자료조사가 필요했었지만, 이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 고위관계자는 “북한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있지만 이를 다 공개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자칫 공개했다 틀리는 경우에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보니 신중할 수 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홍길용ㆍ신대원 기자/kyhong@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