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6일 국내에서 생산된 야전 군용무전기의 핵심부품 60여종 총 7900여점을 생산업체 직원으로부터 불법 매입해 해외로 밀반출하려 한 혐의(전략물자 불법수출 등)로 파키스탄인 A(46) 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또 A 씨에게 무전기 부품을 제공한 국내 부품 생산업체 직원 B(45) 씨를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파키스탄에서 우리 군의 야전용 무전기를 불법 생산하기 위한 목적으로 밀반출을 시도했다. 2007년 이미 군용 물자를 밀반출한 혐의로 구속돼 강제추방된 전력이 있던 A 씨는 당시 알고 지내던 B 씨와 수시로 연락하면서 B 씨가 일하는 부품 생산업체에서 무전기 핵심 부품 7900여점을 2000여만원을 주고 매입했다.

A 씨는 강제추방 전력으로 국내 입국이 불가능하자 지난해 8월 자신의 이름을 교묘하게 바꿔 다시 여권을 발급받았다. 경기도 파주 등에 있는 다른 군용 물품 생산업체에 찾아가 전투용 헬멧 등 전략물자를 구입하려 했지만 업체가 방위사업청의 수출허가서를 요구했다. A 씨는 파키스탄 현지 통신회사 명의로 된 관련 서류를 위조했다. B 씨의 도움을 받아 위조된 서류를 이용해 지난 6월 방위사업청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해 수출허가서를 신청했다.

B 씨가 업주 몰래 수천점의 부품을 빼돌려 A 씨에게 판매하는 등 불법거래가 수차례 이뤄졌지만 이들 업체에 대한 방위사업청의 별다른 관리감독은 이뤄지지 않았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이와 관련, “수출 허가는 신고제로 이뤄지기 때문에 방산업자들 개개인에 대해 파악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박수진 기자/sjp10@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