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지난해 말 친구와 함께 동급생에게 소변 섞인 술을 강제로 먹이고, 동급생의 목을 졸라 기절시킨 뒤 폭행ㆍ감금했던 A(17)군. 그는 결국 범행에 가담했던 친구와 함께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하지만

A(17) 군의 운명은 지난 5월 크게 바뀌었다.

5월에 있었던 일반법원 항소심에서 재판부로부터 소년보호재판을 받도록 소년부 송치 결정을 받은 때문이다. 재판받을 법원을 일반법원에서 가정법원으로 옮겼을 뿐이지만 그가 맞이할 상황은 크게 바뀌었다.

우선 ‘전과자’ 낙인을 지울 수 있게 됐다. 일반 형사재판에서 처벌을 받게 되면 범죄경력 조회시 전과기록이 드러나지만 소년보호재판은 그렇지 않다.

재판 결과 역시 다르다. 소년범이 형사재판을 받을 경우 ‘형벌’이 내려지지만, 소년보호재판에선 ‘보호처분’을 받게 된다. 보호처분 1호는 그저 집에 머무는 가정보호처분이다. 가장 강한 처분인 소년원 송치도 성인 재소자들과 함께 지내야 하는 징역형에 비해 환경이 훨씬 나은 편이다.

이런 점에서 소년부 송치만으로 처분 상한이 정해지는 것과 다름없는 셈이다. 이런 이유는 소년범을 다루는 이념이 처벌보다 교화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소년법 1조는 “소년이 건전하게 성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형사재판과 달리 재판 과정과 결과가 비공개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기소나 재판 과정에서 이뤄지는 소년부 송치는 검사나 판사의 재량에 달려 있다. 달리 마땅한 기준이 없다. 주범이 소년보호재판을 받게 됐는데도 공범이 형사재판을 받는가 하면, 같은 사안을 다루는 서로 다른 재판부의 판단이 갈리기도 한다.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수 밖에 없다.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소년부 송치의 일관된 기준을 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김진숙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은 “양형 기준 논란도 지나친 재량권 남용을 통제하자는 취지가 아니냐”며 “소년부 송치에 대한 불복 절차가 없는 만큼 더욱 일관된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준 정립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소년 재판에서는 일반적인 경우보다 고려해야 할 것들이 더욱 많기 때문이다. 서울가정법원 임종효 공보판사는 “소년범의 경우 불법성 외에도 가정환경, 성장과정 같은 여러 요소를 참작해야 한다”며 “하나의 기준을 정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paq@heraldm.com


yjc@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