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사업자 맥쿼리 먹튀 논란 계약 결정한 당국·건설사 뒷짐 “책임없다”…면피 급급 국민투자 상장주식 “우린 억울”
“우리가 ‘제 2의 론스타’라니요. 진짜 억울합니다. 투자자 80%가 한국인과 국내 기관투자자이고 누구나 투자할 수 있는 상장주식인데요. 거기다 민자투자법상 30년 동안 사업을 해야 하는데 먹고튈 수가 있나요….”
며칠 전 지하철 9호선, 우면산터널 그리고 최근 광주 제2순환도로 관련 기사에 대해 해명할 기회를 달라는 ‘맥쿼리한국인프라펀드’ 측을 만났다.
맥쿼리인프라는 호주계인 맥쿼리자산운용(주)이 모기업으로 이 펀드는 투자자의 돈을 모아 각국의 도로나 공항, 항만 등 대규모 기간사업 건설에 투자하고 시설 운용에서 나오는 수익을 나눠갖는 회사다.
직접 만난 맥쿼리인프라 관계자는 “정부가 하라는 대로 하고, 법대로 했을 뿐인데 이렇게 많은 욕을 먹을진 몰랐다”며 “협상하자는데 투자자에게 수익을 창출해 줘야 하는 펀드운영사인 우리가 어떻게 마음대로 계약조건을 바꿀 수 있겠냐”며 하소연했다.
그는 최소운영수익보장금(MRG), 수익률, 요금, 예상통행량 등 모든 계약조건은 민자사업의 당사자인 정부와 건설사가 결정했다고 했다. 자신들은 건설사가 내놓은 지분을 사들인 죄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최근 돌아가는 여론은 민자사업자가 죄인이다.
먹튀, 불합리, 불공정 등 온갖 부정적인 용어가 붙는다. 정부가 민자사업 실시협약 체결 당시 통행량 예측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계약했으면서 이제와서 그 잘못을 민자사업자에 떠넘기고 있기 때문이다. 불법행위도 강요하고 있다. 민투법상 재협상은 지분투자자가 바뀌지 않는 이상 불가능하지만 현재 재협상에 임하라고 민간사업자를 압박하고 있는 것.
지하철 9호선 요금인상을 놓고 9호선과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서울시도 마찬가지다. 지난 5월 9호선 측이 법적소송을 건 사실이 알려졌을 때 한 서울시 고위관계자는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엄청난 적자는 모두 매쿼리인프라에 지급하는 15%의 높은 후순위채권이자 때문”이라고 말이다. 서울시가 ‘승인’해 준 사항이란 말은 없었다.
이후 9호선 측과 재협상 시기를 묻는 기자에게 또 다른 서울시 관계자는 “갈수록 여론이 악화될 텐데 저쪽에서 손들고 나올 수밖에 없다. 소송 건 게 괘씸하지만 계약조건 등을 자체적으로 수정한다면 협상할수 있다”고 했다.
분명 재협상 요구의 법적 근거는 없었지만 명분은 있었던 셈이다. ‘국민정서법’이었다. 외국투자자들이 한국의 최고법은 여론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국민정서법’은 정서적 힘에 기대 의사를 결정하도록 만든다. 명백한 기준이 없으니 정책은 흔들리고 국민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공무원들은 현행 민투법이 ‘하자’가 많다고 입을 모은다. 정말 그렇다면 현행 법의 문제가 무엇이고 이로 인해 발생한 문제가 무엇인지 국민들에게 ‘제대로’ 설명해야 한다. 협상에서 과실이 있었다면 잘못을 밝히고 재발방지에 힘쓰는 게 기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