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내에서 역내 상위 25개 대형은행들을 관리하는 감독기구를 설립하는 안이 세부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에 9일부터 이틀동안 열리는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서 실질적인 합의가 도출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 유로존 관계자를 인용해, 역내 대형은행들을 감시하기 위해 유럽중앙은행(ECB)의 지시를 받는 별도감독기구를 만드는 안이 구체적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실무진들은 유로존 내 상위 25개 은행 혹은 이에 준하는 대형은행들을 감독기구의 관할에 두는 것으로 제안했으며, 소규모 은행들은 자국 금융당국의 감독을 받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은행감독기구는 ECB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 설립되며, 유로존 각국 금융당국들은 이 기구의 통제 하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유럽연합(EU) 정상들은 지난6월말 올연말까지 통합 은행감독기구를 만들기로 의견을 모은 바 있다. 특히 은행감독기구 설립안은 영구적인 구제기금인 유로화안정기구(ESM)의 은행 직접 지원의 전제조건이기도 하다.
EU 정상회담에서 나온 합의안은 9일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의 주요의제는 ▷유로존단일 은행감독기구 설립 방안▷ESM의 은행권 직접지원 문제 ▷ESM의 국채매입 등에 관한 세부적인 시행방안이다.
그러나 이번 회의가 아무런 진척없이 끝날 수 있다는 회의론도 고개를 들고있다. 우선 긴급 대책의 전제조건으로 제시된 은행감독기구에 대해 회원국간 찬반 양론이 팽팽하다. 감독기구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ESM은 스페인 은행권에 직접 대출할 수 없다. 임시구제기금인 유럽재안정기금(EFSF)이 은행권을 지원할 수는 있지만, EFSF는 17개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합의해야 대출이 가능한데 독일, 핀란드, 네덜란드 등이 여전히 선(先)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유로존 고위관계자는 WSJ에 유로존 통합 은행감독기구 설립이 정상회의에서 합의된 시기보다 훨씬 늦은 2013년 하반기에 이뤄질 가능성도 상당하다고 전했다. WSJ는 EU 정상회의 이후 조성됐던 낙관론과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 대한 기대감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유럽연합(EU)가 리보(런던은행간 단기 금리) 스캔들을 계기로 금융시장 조작행위를 더 엄격하게 단속할 계획이다. 9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셸 바니에르 EU 시장ㆍ금융담당 집행위원은 역내 시장 규제를 강화하고, 리보, 유리보(Euribor) 등 금리 조작행위에 대해 법적 제재를 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U의 이같은 행보는 리보 스캔들이 시장의 구조적인 허점에서 비롯됐다고 판단한데 따른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