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과 빛의 건축거장, 안도 다다오 광고계 역사 새로 쓴 브루스 덕워스

산업 디자인 대가, 빌 모그리지 ‘중국의 데미안 허스트’ 장샤오강

예술·광고·디자인계 거장들 영역 뛰어넘은 통찰력 보여줄 것

헤럴드 디자인포럼은 지난해 첫 대회 때부터 이미 ‘황홀한’ 연사들로 크게 주목을 끌었다. 디자인 부문에서 도저히 한자리에 모으기 불가능한 국내외 거장들을 모두 모았기 때문이다. 당초 예상 인원의 배가 넘을 정도로 성황을 이룬 것도 이 덕분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욱 깊은 지식과 통찰력, 화려한 경력의 스타들이 대거 참여한다. ‘디자인계의 다보스 포럼’으로 도약하려는 헤럴드미디어의 아낌없는 투자가 이뤄낸 결실이다.

▶“건축의 역사를 새로 쓴다” 안도 다다오(安藤忠雄)=일본의 세계적인 건축가. 권투 선수, 트럭 운전사와 같은 몸쓰는 일을 하다, 어느 순간 영감을 얻고 독학으로 건축학을 배워 이 부문의 일가를 이룬 입지전적 인물이다.

‘스미요시의 연립 주택’(오사카)이라는 독특한 건축물로 일본건축학회상을 수상하면서 이름을 알렸고 1995년에는 유명한 프리츠커 건축상도 수상했다. 미술관이나 공공건물, 교회, 절 같은 건축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한국과의 인연도 깊다. 제주도의 지니어스로사이, 글라스하우스가 그의 작품이다. 현재는 원주 오크밸리 안에 한솔뮤지움을 짓고 있다. 내년 5월 개관 예정이다. 그의 건축은 늘 자연과 조화를 이룬다. ‘물’과 빛을 십분 활용해 최대한 자연적인 느낌을 준다. 근대건축의 아버지라는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대표 건축물로는 고베(神戶)의 로코 하우징 II(1993)와 오사카의 산토리박물관(1994), 오사카의 맥스레이(Maxray) 본사 사옥(1994), 나라(奈良)의 고조문화박물관(1995), 오카야마(岡山)의 나리와미술관(1994) 등이 있다.

▶광고계의 신화, 브루스 덕워스(Bruce Duckworth)=지난 6월 17일부터 일주일간 열린 칸 라이언즈 국제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옛 칸국제광고제)에서 디자인 부문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이 대회에 심사위원이 된다는 것은 그야말로 그 분야의 세계 최고로 인정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브루스 덕워스는 영국 디자인회사 터너 덕워스(Turner Duckworth)의 창립자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다. 디자이너 출신의 그는 1992년 친구이자 동료인 데이비드 터너(David Turner)와 함께 브랜드 에이전시인 터너 덕워스를 창립해 이후 왕성하고 창의적인 제품 디자인 아이디어를 계속 터트리고 있다. 특히 지난 2008년 코카콜라 광고로 칸 라이언즈 그랑프리를 수상한 것을 비롯해 이제까지 모두 200개 이상의 글로벌 디자인 부문상을 수상했다. 글로벌 수준으로 도약하고 있는 국내 광고업계에 의미있는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디자인 경영의 전파자, 빌 모그리지(Bill Moggridge)=쿠퍼 휴잇 국립 디자인 박물관 관장이자 세계 최대 디자인그룹인 IDEO의 설립자이다. 영국 출신인 그는 1982년에 세계 최초로 랩톱 컴퓨터를 디자인한 산업 디자인계의 대가이다. ‘인터랙션 디자인(interaction design)’이란 용어를 처음 고안해 첨단기술 분야 디자인을 선도해 왔다.

빌 모그리지는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으로 디자인을 강조한다. IDEO는 그래서 디자인 회사라기보다 디자인 경영 컨설팅 회사라고 불린다. 모그리지는 “이제 IDEO는 의뢰기업에 디자인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디자인해야 할지, 왜 이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지를 먼저 제시하고 조언한다”고 말한다.

그는 “초기 10년간은 디자이너로서 10개 나라에서 고객을 위한 프로젝트를 수행했으나 이후 IDEA의 설립자로, 최근까지는 일상에 있어 디자인의 가치를 설파하는 연설가로 활동하고 있다”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모그리지는 ‘총체적 혁신’의 사례로 애플의 사례를 자주 든다. 애플은 제품의 디자인 자체가 혁신적이라 성공한 것이 아니라, 콘텐츠와 주변 환경이 하나로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중국 현대화의 미래, 장샤오강(張曉剛)=중국 아방가르드를 대표하는 화가로 중국 현대화가 4인방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중국인의 정체성에 관심을 갖고 그들의 긴장과 불안한 심리를 잘 표현한 ‘대가족’, ‘망각과 기억’ ‘혈연’ 등의 가족 그림 시리즈로 국제적인 명성을 쌓았다. ‘중국의 데미안 허스트’로도 불린다.

그는 쓰촨미술대학 유화과에 입학한 이후 늘 새로운 모더니즘 연구에 탐닉했다. 톈안먼 사태 이후의 아방가르드 운동, 냉소적 사실주의, 다원주의 등에 이르는 과정을 폭넓게 경험하면서 자신의 작품에 중국의 암울한 시대 상황과 그 시대를 사는 이들의 고뇌와 슬픔, 격정을 모두 담았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 속에 딱딱하고 무표정한 인물, 차분한 단색조의 색채, 이와는 대비되는 주인공들의 크고 맑은 눈동자가 묘한 여운을 남긴다.

개방의 바람이 거센 중국에서 개인의 심리에 집중한 그의 작품은 국제 미술시장에서도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홍콩 소더비 경매에서는 그의 작품이 110억원에 낙찰되어 주목을 끈 바 있다.

<류정일 기자> /ryus@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