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28일 경고파업 돌입 국내기업 ‘하투’ 영향권에
해고비용 주당 임금의 91배 OECD평균보다도 3.4배 높아
일방적·공격적 노동운동 한국산업 경쟁력 약화 우려 노사생산성도 59개국중 53위
파업에 국내기업의 경쟁력이 멍들고 있다. 유럽발 글로벌 경제위기와 불투명한 경영환경에 고전하고 있는 기업에 먹구름을 몰고 오고 있다. 민주노총이 28일 경고파업에 들어가고, 앞서 화물연대는 물론 건설노조까지 파업을 함으로써 대한민국이 다시 하투(夏鬪) 영향권에 진입하면서 기업들의 긴장은 최고조에 달했다.
재계는 당장 불법파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다분히 정치적인 하투가 본격화되면 가뜩이나 미로(迷路)를 헤매고 있는 기업경영과 서민생활에 중대한 위협이 된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반복적인 파업은 후진적 노사문화만 답보하는 꼴이며, 노사경쟁력을 악화시켜 국가경쟁력의 발목을 잡는 악순환만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자리 확대와 기업경쟁력 유지를 위해선 노동유연성이 보장돼야 하는데, 일방적 파업은 이를 훼손함과 동시에 기업경쟁력을 추락시켜 노도 사도 손실만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노사관계는 노조와 사용자 측의 현명한 조율과 세련된 타협이 필요한 것이지만, 현재로선 노사간 간극이 크고 노조의 정치권에 대한 압박용 성격이 짙다는 점에서 이 같은 주장은 현재로선 공허한 울림으로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파업에 멍들고 있는 한국 노사경쟁력은 점점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어 반드시 파업천국의 멍에를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 노사생산성 59개국 중 53위=2012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세계 경쟁력 평가 순위에서 한국은 22위의 비교적 높은 순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노사관계 생산성은 59개국 중 53위로 꼴찌권을 기록했다. 노동유연성을 대변하는 정리해고 비용 경쟁력도 50위로 최하위권이었다. 세계경제포럼(WEF)의 2011년 평가에선 한국의 노사간 협력 경쟁력은 142개국 중 140위, 정리해고 비용 경쟁력은 118위로 부끄러운 수준을 보였다.
이 같은 후진적 노사관계의 첫 번째 원인은 강경 투쟁과 대기업 정규직 위주의 노동운동이 꼽힌다. 매번 반복되는 파업에서 보여지듯이, 노동운동의 일방통행식 공격성은 노사관계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주 요인으로 풀이된다.
기업이 수년 간 적자를 기록해도 노조는 고율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거나, 파업은 교섭과정에서 반드시 있어야 하는 첨가물로 여겨져 온 것이 사실이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민노총의 경고파업에서 보듯이 일방적인 요구와 정치적인 행동력이 노사관계를 지배하고 있는데 이를 개선하지 못하면 국내기업 경쟁력은 영원히 파업에 발목을 잡히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내 노조가 지나치게 이념적이며 근로조건과 관계없는 정치 이슈에 적극 개입, 투쟁으로만 해결하고자 하는 점도 문제로 거론된다. 이날 경고파업과 연이은 하투 역시 근로조건과 무관한 정치파업으로 경영계는 규정하고 있다. ▶노동유연성 제고, 숙제인데…=월드뱅크에 따르면, 한국의 고용 및 해고분야 기업환경은 전 세계 183개국 중 150위로 최하위 수준이다. 이는 고용경직성(Rigidity of employment)이 매우 높다는 의미다. 우리나라 기업의 해고비용은 주당 임금의 91배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26.6배)보다 3.4배 높다.
노동경직성이 지배하다 보니 노사관계의 선진화는 커녕 노동정책 곳곳에서 마찰음이 나고, 결과적으로 반복적 파업과 맞물려 노사는 계속 반목과 대립을 거듭하는 구조다. 이는 고용과 해고가 유연한 선진화된 노사문화와 거리가 멀다.
경총 관계자는 “대기업 노조의 기득권만을 위한 과도한 요구와 파업은 자제돼야 한다”며 “일자리 확대와 기업경쟁력 유지,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노동유연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 측의 노력도 더 있어야 하지만 비정규직 문제 등 노동유연성 문제에 관한 한 무조건 노조가 제동을 걸고 있어 타협점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김영상 기자> /ysk@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