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보다 제품가치 살린 메시지가 더 효과적 호황기 대비 마케팅 늘리고 합리적 소비 유도 나서야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전세계 자본시장과 소비시장에 커다란 충격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경제환경이 극히 불확실하며 매우 빠르고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과연 기업은 작금의 위기와 변화를 어떻게 극복하여야 할 것인가.
미국발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8년 당시 미국마케팅학회(AMA)는 244명의 마케팅관리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서베이를 실시한 바 있다. 동 서베이에 의하면 마케팅관리자 중 60%는 경기침체기에 핵심 마케팅 프로그램에 대한 비용 지출을 삭감하거나 중단하는 것이야 말로 가장 잘못된 의사결정이라고 응답하고 있다. 단기적인 안목으로 대처하거나 현상유지에 급급하는 것도 잘못된 전략으로 보고 있다.
위기는 곧 기회다. 기업의 매출이 감소할 때야말로 마케팅의 가치를 발휘할 시기다. 마케팅관리자는 환경변화에 따라 마케팅 목표를 수정하고 마케팅 전략도 이에 맞추어 수정하는 한편 장기적인 관점에서 브랜드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투자에 적극 나서야 한다. 경기침체기에 마케팅관리자가 추구해야 할 몇 가지 핵심명제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제품의 가격을 깎는 것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AMA의 조사에 의하면 단지 3%의 마케팅관리자만이 경기침체기에 가격인하전략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응답하고 있다. 가격인하는 단기적인 매출 향상에 기여할지 모르나 장기적으로는 그다지 효과가 없다. 무조건 가격을 깎는 것보다는 오히려 자사의 제품가치를 부각시키는 메시지를 개발하여 이를 고객에게 전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고객이 실직시 차를 되사주는 어슈어런스 프로그램(assurance program)을 활용하여 미국 시장에서 성공한 현대자동차 사례가 그 증거다. 물론 효과적인 메시지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경쟁사의 포지셔닝전략이 무엇이고 고객이 경제위기를 얼마나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가를 철저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
둘째, 마케팅활동을 축소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강화하여야 한다. 경기침체기에 대다수 기업은 비용을 줄이고자 노력하며 우선적으로 마케팅비용을 줄이고 그 다음으로 인력감축을 통해 조직을 슬림화한다. 기업이 마케팅 비용지출을 줄이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수익성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다가올 호황기의 성장기회를 포기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경쟁에서 다수가 취하는 전략을 따르면 실패하지 않을지는 모르나 결코 성공하기 어렵다. 마케팅관리자는 마케팅 예산을 줄이고자 하는 시도에 절대 동의하여서는 안 되며, 더 많은 예산을 요구하되 이를 효율적으로 지출하고자 노력하여야 한다. 경기침체기에는 제품가격만 낮아지는 것이 아니라 광고가격도 낮아진다. 호황기와 달리 불황기에는 광고가 브랜드가치와 시장점유율을 제고하는데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 된다. 2008년 금융위기시 월마트(Walmart)는 상반기에 광고비를 32% 증액한 4억2천3백만달러나 지출하였다.
셋째, 현재 및 잠재고객을 분석하여 부적절한 세분시장은 표적으로 삼지 않아야 한다. 고객 중 일부는 유지하는데 비용만 많이 들 뿐 얻는 것이 별로 없다. 마케팅관리자는 정교한 고객분석을 통해 최대 투자수익율(ROI)을 얻을 수 있는 세분시장에 마케팅 활동을 집중해야 한다. 고객과의 쌍방향 의사소통을 통해 자주 접촉하는 것은 기업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는데 필수적이다.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온라인 도구인 e-메일, e-뉴스레터, 블로그, 팟캐스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하여 고객에 귀 기울이고 이들의 욕구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경쟁사가 마케팅 노력을 줄이고 고객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면 이는 경쟁사의 고객을 빼앗아 자신의 고객으로 삼고 이들과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된다.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쌓은 고객신뢰는 향후 경기가 호전될 때 커다란 보상으로 돌아온다.
마지막으로 마케팅관리자는 소비자 구매력에 적합한 제품을 내놓아야 한다. 경기침체기에 소비자는 지출을 줄이고 구매를 연기하는 행동을 보이거나 저렴한 제품을 구매한다. 비록 소비자가 저렴한 제품으로 바꾸기는 하지만 평판이 높은 브랜드의 구매를 아주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이 자신의 브랜드 평판을 유지하면서 보다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는 해법을 개발한다면 고객은 환호로 보답할 것이다. 작금의 불황기에도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젊은 고객층을 중심으로 온라인 명품구매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것이 그 증거다.
마케팅관리자는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 불황기에는 호황기에 대비하고 호황기에는 불황기에 대비하여야 한다.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위기를 기회로 삼아 다가올 호황기에 대비하여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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