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취업도 해결 못하면서 우주 개발이 밥먹여 주나” 우주도킹에 정부 축제 분위기속 네티즌 등 민심은 냉소적
“우주 개발이 밥 먹여주나.”
유인 우주선 선저우(神舟) 9호가 우주 도킹에 성공하며 중국은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민생보다 더 시급한 게 어디 있냐는 불만이 고조되면서 사회 갈등의 심각성이 또 한번 명확히 드러났다.
18일 오후 2시7분(현지시간) 징하이펑(景海鵬) 류왕(劉旺) 류양(劉洋ㆍ여) 등 3명이 탑승한 우주선 선저우 9호가 343㎞ 고도의 지구 궤도에서 실험용 우주정거장 톈궁(天宮) 1호와 도킹에 성공했다. 지난해 11월 무인 우주선 선저우 8호가 도킹한 지 7개월 만의 유인 도킹이다.
중국 CCTV는 이날 도킹 장면과 우주인 3명이 톈궁 1호 안으로 들어가 유영하며 작업하는 장면을 중국 전역에 생중계했다. 사람을 태운 상태에서 우주 도킹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은 미국, 러시아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유인 우주 도킹 기술을 확보한 나라가 됨으로써 분위기가 한껏 고무됐다. 이 같은 축제 분위기 속에 포털사이트 시나닷컴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서는 선저우 9호에 편지쓰기 이벤트가 벌어져 많은 네티즌의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편지의 내용을 들여다본 결과 정작 여론은 상당히 냉소적이었다고 홍콩 밍바오(明報)는 전했다.
아이디 ‘류진(劉進)’의 네티즌은 선저우 9호에 보내는 편지에서 “집값과 물값, 대학생 취업도 해결하지 못하고, 국민들의 복지정책과 호적제도 개선은 지지부진한 데다 식품 안전은 늘 애들 장난이고, 공무원 부패와 빈부 격차가 놀라운 국가에서 우주에 사람을 보내다니”라면서 “이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하늘에 올라가는 것보다 어렵다는 것을 설명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아이디 ‘미위수둥(密語樹洞)’은 “이번에 우주선 발사에 막대한 돈이 들어갔을 텐데 이를 혁명전사나 소수민족, 변방지역의 아이들 교육 문제에 쓰면 안 되나?”라고 물었다.
또 다른 여성 네티즌은 “여성 우주인을 최초로 우주에 보낼 수도 있지만 7개월짜리 시골 임산부를 강제로 낙태시킬 수도 있다”면서 최근 논란을 일으킨 강제 낙태 사건을 끄집어냈다. 그는 “33세의 류양(여성 우주인)과 22세의 펑젠메이(강제 낙태 임산부), 두 여성의 대조된 운명은 양 갈래로 갈라진 이 국가의 현실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이 여성은 “우주선은 하늘로 올랐지만 이 나라의 도덕은 땅에 떨어지고, 국가는 일어섰지만 백성들은 땅에 꿇어앉았다”면서 가장 좋은 시기에 최악의 시대를 맞고 있다며 현실을 비판했다. 한편 중국의 유인 도킹 성공을 지켜보는 세계 각국의 심정도 복잡미묘하다.
미국 주간지 타임은 “2003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은 유인 우주선을 꿈도 못 꿨지만 우주 개발에서 전대미문의 대약진을 해냈다”고 치켜세우면서도 “중국의 도약은 미국과 러시아라는 거인의 어깨 위에서 이뤄진 것에 불과하다. 기뻐할 만하긴 하지만 최초는 아니다”며 폄하했다.
이웃나라인 인도는 “인도도 중국을 따라잡기 위한 유인 우주선 계획을 갖고 있지만 앞으로 8년은 족히 걸릴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토로했고, 일본 언론들은 “우주 개발을 통해 국력을 확장하려는 중국의 정치적 야심”이라고 평가했다.
<한희라 기자> /hanira@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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