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정·재계가 ’그렉시트(Grexitㆍ그리스 유로존 탈퇴)’에 대비한 비상대책 마련에 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유럽과 미국의 대형펀드들은 이미 유로화 자산을 대거 매각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은 24일(이하 현지시간) 이탈리아와 핀란드, 독일,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벨기에, 오스트리아 및 슬로바키아가 그리스 이탈에 대비한 대비책을 이미 준비 했거나 곧 착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유로 역외국으로는 스웨덴이 그리스 이탈에 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역내 금융권과 대기업도 분주하다. 독일 BMW와 영국항공 모기업인 인터내셔널 에어라인 그룹이 대비책을 세우고 있다고 회사 측이 밝혔다. 프랑스 금융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그리스가 유로를 포기하고 옛 통화인 드라크마로 돌아갈 가능성에 대비해 모든 은행이 전담반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럽과 미국의 대형 펀드들이 그리스 이탈을 우려해 유로 자산을 대거 처분하고 있다고 25일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유럽 2위 사모펀드인 아문디와 영국 최대 펀드인 트레드니들 인베스트먼트가 최근 며칠 새 유로 자산 노출을 크게 줄였다. 미 머크 인베스트먼트도 산하 환펀드에서 유로를 이미 지난 3월 15일을 마지막으로 전량 처분했다.

이같은 여파로 유로존의 경제지표는 더욱 악화됐다. 경제조사기관인 마르키트 이코노믹스는 24일 5월 유로존의 종합구매관리자 지수(PMI) 예비치가 45.9(50이하면 경제활동 위축)로 4월의 46.7보다 더 낮아지며 4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2009년 6월 이후 최저치다.

한편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유로존의 정치적 대타협을 촉구했다. 그는 EU 비공식 정상회담에서 합의가 불발된 직후 24일 로마 회동 연설에서 “유로존 위기 해결을 위해 재정동맹과 구조개혁, 그리고 공공투자의 ‘3개 축’이 필요하다”면서 “재정동맹에 추가해 성장협약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