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항적이고 아름다웠던 시기를 수집하다.’ (Une collection de belles années rebelles)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행사가 지난 일요일에 열렸다. 한 수집가가 400장의 포스터를 싼값으로 판매하는 행사였다. 1966년부터 75년까지 제작된 포르노와 에로영화 포스터로 성의 해방을 부르짖던 영광스러운 시기의 작품들이다.
12월 13일 파리의 바 앤 그릴인 ‘플로어즈’에서는 오전 11시부터 오전 5시까지 영화감독 마르코 라귀나(Marco Laguna)가 자신이 소장하던 영화 포스터 컬렉션을 판매했다. 모두 희귀하고 독창적인 작품들이다. 사이즈가 104×68㎝ 정도인 이 미국 포스터들은 에로틱한 자료 차원을 훨씬 넘어선다. 그래피즘 차원에서 대단히 뛰어나기 때문이다.
해리슨 막스(Harrison Marks)가 제작한 ‘포니콘(Fornicon)’을 예로 들면 콜라주와 플래시 색깔을 동원한 이 그래픽은 제이미 레이드가, 글자 도안은 섹스 피스톨즈가 담당했다. 포스터를 바라보면 마치 68년 5월혁명 직후의 시대로 순간이동한 느낌을 받는다.
당시 ‘X’라 불리던 영화들을 제작하던 가장 유명한 감독들은 장편 영화를 만들어 극장에 발 디딜 틈 없이 관객들을 끌어들였다. 많은 사람이 큰 화면 위에서 사랑을 나누는 인간 군상을 감상하려고 영화관으로 몰려갔다. 배우들은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색’과 ‘관능을 자극하는 색’으로 표현돼 있었다.
제라르 다미아노(Gerard Damiano)는 그중 가장 유명한 감독이다. 73년 그는 ‘존스 양 속의 악마’란 영화를 제작했다. 자살했기 때문에 연옥(煉獄)으로 향한 어떤 처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한 유명한 관료가 그녀에게 호의를 베풀어 이전에 체험해보지 못한 모든 것을 겪어볼 수 있게 된다. 한마디로 악의 구렁텅이에 빠져드는 것이다.
처녀는 모든 ‘방탕한 행위’에 몰두하기 시작하며 연쇄작용을 일으키는 몽롱한 환각 속에서 자신이 생전에 거부했던 모든 행위을 감행한다. 그런 다음 일생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버린다. 곧 벌이 내려지며, 울음을 터뜨리기에는 너무 늦은 순간이 찾아왔다.
존스 양은 차가운 방에 감금되는데 그녀와 함께 파리강박증을 가진 인물이 수감된다. 그 인물은 감독인 제라르 다미아노 자신을 표현하고 있다. 남자는 냉랭하고 자폐증을 지닌 부류로, 파리가 날아가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예민한 성격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그녀는 영원히 성적 좌절감을 느끼며 살도록 처벌을 받은 것이다.
60년대에 혁명에 동참했던 젊은이들은 쾌락을 박탈당한 존재로 지옥을 정의했다. 불모(不毛)의 희생을 치르는 존재이자, 응답 없는 신을 기리는 방식이었던 것이다. 마르코 라귀나는 치명적인 이데올로기들에 대해 격렬한 방식으로 복수를 가하고 있는 이 영화를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감독의 표현에 따르면 “명예가 훼손되고, 금지당하며, 저주받고, 처벌되며, 영원히 용서되지 않는 영화”다. 그러나 이 영화는 즐거움을 노래한 영화이기도 하다. “주변적이고, 착란적이며, 엉뚱한 동시에 야성적인 영화”라고 그는 덧붙인다.
“나는 눈부신 주인공들, 매혹적인 여배우들, 사치와 부패를 가르치는 교사들을 좋아하고 존경합니다. 나는 또한 50년대의 육감적인 소녀들, 섹스를 광적으로 추구했던 풍만한 몸매의 여왕들, B급 영화들에 등장하는 외설적인 여배우들, 이탈리아 방식의 에로티시즘을 추구하는 음탕한 부인들, 초창기 하드코어 시대 영화에 등장하는 지칠 줄 모르던 스타들을 좋아합니다.
나는 영화를 좋아합니다. 그 속에서는 늘 ‘미확인 비행물체’들이 발견되기 때문이지요.” 그는 골동품가게나 벼룩시장을 뒤지다가, 여행을 하다가, 또 스트립걸들과의 만남을 통해 우연히 컬렉션을 채우게 됐다. 그는 이 포스터들을 내놓은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해준다. “나는 내 컬렉션을 존경하는 대신 팜스프링스의 차고, 영화관 혹은 빌라를 사지 않았습니다.” 바로 당신이 혜택을 누릴 차례다.
<마르코 라귀나에게 던진 1개 질문> -에로 영화를 만들 계획이 아직 있으신가요? ▶‘플리즈, 플리즈, 플리즈(Please, please, please)’와 ‘부드러운 폭력(Douce Violence)’ 시리즈를 이어갈 생각입니다.
※포스터에 대해 문의사항이 있을 경우 ‘markokapri@hotmail.com’으로 문의할 것.
글=아녜스 지아르(佛칼럼니스트),번역=이상빈(문학박사ㆍ불문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