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에 의한 외국인을 위한 코스피?
평균 매도가 현재보다 3% 높아 급락장서 차익 실현 방증 연기금 등 기관 방어력 절실
‘외국인에 의한, 외국인을 위한 시장인가’
최근 우리 증시가 외국인에 크게 휘둘리면서 그 취약성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 외국인이 23일까지 16거래일째 순매도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연기금 등 국내 기관의 운용력을 키워 적극적으로 방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외국인들은 급락장에서 알토란 같은 수익을 올렸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들어 지난 22일까지 외국인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도를 보인 상위 100종목을 분석한 결과, 외국인들의 평균 매도가는 현재가 대비 3.11% 높았다. 투자 수익은 매수시점에 따라 달라지긴 하나, 현재가보다 고가 매도에 나서 차익을 실현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또 최근 급락한 우량 종목을 중심으로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도 급락장을 주도한 외국인이 수익을 올리고 있음을 방증한다.
외국인은 지난 22일 대장주 삼성전자를 3만6000주 사들였다. 21일에도 1만4600주를 순매수했다. 이달 3일부터 직전일까지 무려 123만9000주를 내다팔며 주가를 끌어내리곤 다시 매수에 나선 것이다.
외국인이 매도에 나선 이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2일 140만1000원에서 18일 116만6000원으로 떨어졌다.
외국인들은 LG전자에서도 21일과 22일 연속 순매수에 나서면서 이틀간 51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들의 공매도 공세에 올초 9만원대였던 LG전자 주가가 이달 들어 7만원 선마저 무너진 것을 감안하면 6만원대에 들어서자마자 들어온 외국인 매수세가 얄미울 정도다.
코스피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ETF에서도 외국인들은 실속을 챙겼다. 지수 하락 전 외국인들은 ‘KODEX 인버스’를 매수하고 하락이 나타나자 매도해 수익을 거뒀다.
지난 4월부터 코스피 1900선이 무너지기 직전인 14일까지 외국인들은 ‘KODEX 인버스’에서 187억원을 순매수했지만, 15일부터 22일까지는 54억원을 순매도했다.
선물과 현물의 가격 차이를 이용해 차익을 거두는 차익 프로그램 매매 역시 외국인들이 수익을 거둬나가는 창구다. 지난 4거래일간 차익 프로그램 매도 물량은 8330억원에 달한다. 업계는 이 중 상당수가 특정 외국계 창구에 집중돼 있음에 주목한다.
올 초 프로그램 매수가 활발했던 모건스탠리에서 최근 차익 매물이 쏟아진 것으로 추측된다. 실제 모건스탠리의 매수차익 잔고는 16일까지 물량이 대거 출회하면서 선ㆍ현물 가격차 역전이 나타난 최근에는 오히려 신규 매도차익 잔고를 누적하고 있다.
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차익 잔고에서 추가 출회 가능한 물량은 외국인이 최대 2조2000억원,기관이 2조3000억원으로 추정되나 기관보다는 외국인에 집중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장 중 베이시스가 -0.5포인트 이하로 축소될 경우 차익 매도 물량이 쏟아져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성연진 기자/yjsun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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