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잠자는 5시간을 빼고는 하루종일 옷 생각만 한다.”

여성의류 전문업체 ‘체리퍼플’의 전민우(36) 대표는 매출 80억원의 의류업체를 이끌고 있다. 그는 동대문에서 직원 1명으로 옷가게를 시작한 지 10년만에 직원 30명의 의류업체를 일궈낸 유능한 청년 사업가다.

전 대표는 어릴 때부터 옷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다. 초등학교 5~6학년 때부터 직접 옷을 사러 다녔다. 당시 거주했던 서울 강북구 수유리 동네 시장에서 옷을 직접 골라 입고 다닌 ‘멋쟁이 아이’였다.

대학교에 입학할 때까지만 해도 그는 평범한 길을 갔다. 부모님의 뜻대로 취업이 잘되는 공대(화학공학과)에 진학했다. 그러나 사촌형이 운영하던 동대문 옷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그의 인생이 달라졌다. 군대를 제대하고 동대문에서 2년간 주말과 방학동안 일을 하면서 옷장사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 물론 10년 전 당시엔 대기업 초봉보다 동대문에서 옷장사를 하는 게 수입이 더 좋았다는 이유도 있었다.

2002년에 동매문 밀리오레 지하에 의류매장 ‘바이러스’를 열었다. 중간상인에 수입의류를 받아 판매하는 일이었는데 당시 동대문 의류 경기가 좋아서 수입은 당시 대기업 연봉 정도는 됐다. 무엇보다 그때 평생을 함께 할 동지를 만난 게 행운이었다. 바로 최강석(32) 체리퍼플 이사. 전 대표는 10년 전 이 매장에서 만난 최 이사와 현재까지 함께 일하고 있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나 수익이 점점 줄자 도매상으로 업종을 전환했다. 평소 의류 생산을 직접 하고 싶었던 이유도 있었다. 동대문 제일평화시장에 터를 잡고 캐주얼 남성복을 직접 생산해 팔았다. 자신의 월급과 직원 3명의 인건비만 나올 정도로 수입은 변변치 않았다. 그러나 배운 게 많았다. 전 대표는 “도매업을 하면서 옷 디자인과 동대문 의류시스템에 대해 알게 됐다”고 말했다.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다. 재고를 털려고 2008년부터 옥션, G마켓 등 인터넷 오픈마켓에서 판매를 시작한 것이 그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이후 2009년부터는 아예 인터넷으로만 판로를 전향했다. 처음엔 남여공용 의류를 생산 판매했지만, 여성복 시장이 훨씬 크다는 것을 알고 나서는 여성 의류에 집중했다.

전 대표는 ‘선택과 집중’을 잘 활용한다. 2010년 ‘체리퍼플’로 상호를 변경하고 자체 브랜드 ‘디프니(deepny)’를 만들면서 타겟을 10~20대 젊은 여성으로 잡았다. 그는 또 고객들의 성향을 파악해 옷을 생산했다. 단골 고객의 취향을 모니터링하고 고객과 직접 대화하면서 고객이 좋아할 만한 옷을 제작했다. 그는 “유행에 민감한 어린 친구들의 구미에 맞는 옷을 만든 게 주효했다”면서 “점차 단골고객이 생겼고 우리 회사에 대한 마니아 층도 두터워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분간 온라인 판매에만 집중할 생각이다. 최근에는 자체 판매 사이트(www.deepny.com)도 개설했다. 전 대표는 특히 해외 시장에 관심이 많다. 그는 “온라인 마켓을 통해 해외시장에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 내 물류센터를 확보해 중국 온라인 판매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체리퍼플은 현재 2500~3000품목을 팔고 있다. 또 매일 신상품을 8가지를 내놓는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의류시장 침체에도 70억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그는 이 같은 자신의 성공 비결로 성실함을 꼽았다. 전 대표는 “오직 옷만 생각하며 개인 생활 없이 모든 열정을 쏟아서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고객감동 실천 역시 성공의 비결이다. 3900원짜리 티셔츠 3장도 필요하다면 왕복 3시간 거리를 직접 배달하기도 했다. 디프니 옷을 사고 싶지만 돈이 없다는 편지를 보낸 여고생에겐 졸업식에 입고 갈 옷 한벌을 직접 코디해 보내준 일화도 있었다. 전 대표는 아직 자기 명의로 된 집이 없다. 수익이 나면 모두 회사에 재투자한다. 남들이 성공이라고 평가하지만 전 대표 자신은 아직 멀었다고 여긴다.

그는 “디프니를 10~20대 여성이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자신을 옷 장사꾼으로 표현하며 “수백억 원을 버는 것보다 자신이 만든 옷을 길가에서 볼 때 더 뿌듯함을 느낀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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