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보건증’ 발급 유흥업소 직원 ↑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서울 강동구 소재 주점에서 종사하는 A(21ㆍ여))씨. 그녀가 일하는 주점으로 간호조무사 B(46)씨가 성병검사 등 건강검진을 위해 찾아왔다. 전문 의사도 아니지만 주점 종업원들은 직접 병원이나 보건소에 3-6개월에 한번씩 방문해 검진을 받는 일이 귀찮았던 터라 B씨에게 채혈을 맡기고 검사를 받아왔다. 하지만 A씨는 전날 과음으로 피곤해 검진을 받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자 B씨는 채혈도 하지 않고 건강진단결과서를 가져가 고무로 만들어진 가짜 도장을 이용해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내용의 허위 보건증을 발급해줬다. 비용은 2만원이 넘지 않았다.
유흥업소에서 종사하는 접객원이나 안마시술소 종업원은 관련법에 의거해 3-6개월 마다 정기적으로 매독검사 및 성매개감염검사, 에이즈 검사를 받아야 한다. 허나 A씨 처럼 정기검진을 받으러 직접 병원을 찾는 불편함을 덜기 위해 자격이 없는 간호조무사나 임상병리사에게 보건증을 허위로 발급받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최근 2-3년 동안 유흥업소직원들에게 10만6000여회에 걸쳐 채혈을 진행한 후 보건증을 발급해주고 15억여원을 챙긴 혐의(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 및 의료법 위반)로 간호조무사 B씨 등 17명을 불구속입건하고, 이들에게 병원 명의를 빌려준 댓가로 매달 200만원씩 수천만원을 받아 챙긴 임상병리전문병원장 C(70)씨 등 의사 3명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고 최근 밝혔다.
유흥업소 종사자는 검진을 받고 보건증을 소지할 의무가 있다. 구청은 정기적으로 보건증 소지 여부를 단속하고 있지만 보건증의 허위 여부에 대해선 확인할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유는 건강진단을 실시한 진료기록을 보존해야한다는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관련법은 검진 결과 감연환자가 발생한 경우에만 의료기관의 장이 보건소장에게 신고하고 진료기록부를 보존하도록 하고 있다.
대상자들의 검사 여부 확인이 사실상 어려운 탓에 허위 보건증을 발급 해도 이를 확인할 수단이 전혀 없다. 에이즈 등 성병 보균자들이 보균 및 감염 사실을 숨기고 보건증을 받을 경우 불특정 다수인에게 전염이 확산될 우려가 높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1999년 이전에는 보건소에서만 발급이 가능하던 건강검진체계가 최근에는 장비가 갖추어진 모든 병원에서 발급할 수 있도록 바뀌면서 검진결과 자료를 보관해야 한다는 법적근거가 없는 현실”이라며 “자신이 성병에 감염이 됐어도 고의로 숨기면 밝혀낼 수가 없다. 체계적인 관리와 허위 보건증 발급 등 범죄예방을 위해 신속한 규정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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