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경제=이지웅 기자] 동대문의 대형 쇼핑몰과, 전통시장이 중국인들에 의해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두타, 밀리오레 등 접근과 이용이 편리한 대형 쇼핑몰은 중국 관광객들의 방문이 늘어나면서 매출이 늘어나고 있지만, 평화시장과 같은 동대문의 전통 시장은 외국 거래처를 중국 업체들에게 빼앗기면서 울상을 짓고 있다.

약 520개 점포가 모여 있는 두타(DOOTA)의 작년 총 연간 거래 금액은 4500억 정도. 불경기임을 감안하면 그리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이 바탕에는 ‘중국 효과’가 자리하고 있다. 두타 마케팅팀 관계자는 “2004년~2005년에는 성장세였지만 2006년~2007년은 침체기였다”며 “2008년부터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는데 이때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크게 늘어 난 중국인 관광객들”이라고 말했다.

2012년 4월 현재 두타의 하루 평균 내방객은 약 5만 명이다. 이 가운데 1만 명이 외국인 관광객. 전체 내방객의 20%에 불과한 셈이지만, 전체 매출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씀씀이가 크다. 외국인 1명이 한국인 2~3명 몫을 팔아주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이 외국인 관광객의 70%가 중국인 관광객이라는 사실이다.

두타의 한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의 1인당 구매금액은 평균 15만원”이라며 “50만원을 넘게 소비하는 경우도 흔하다”고 귀띔했다. 중국인들이 동대문 시장에서 VIP 대접을 받는 이유다.

하지만 전통시장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평화시장에서 25년 동안 남성 의류를 판매한 A(80)씨는 “두타의 상황과 이곳의 사정은 완전히 다르다”고 하소연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늘어나는 건 사실이지만 평화시장 같은 전통시장을 찾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대형 쇼핑몰에 비해 옷의 품질이 싸구려로 보이기 때문에 중국인들도 이곳의 옷을 좋아하지 않는 눈치”라고 전했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러시아, 일본 등 도매(都買)로 옷을 대량 구매해 가던 외국 거래처가 동대문과 거래를 끊고 중국 의류 업체와 손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10년 전까지만 해도 동대문에서 옷을 많이 떼어가던 외국 거래처가 많아 큰 돈을 만질 수 있었다”면서 “좀 과장해서 말하면 그 당시 상인들은 작은 빌딩 하나씩 장만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10년 전 쯤부터 외국 거래처와의 관계가 뚝 끊겼다. 동대문 대신 중국 업체와 거래를 트기 시작한 것이다. “옷의 품질이 비슷하고 값이 훨씬 싼 중국 업체가 더 이득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A씨는 설명했다. 값싸고 질 좋은 옷을 공급하던 80ㆍ90년대 한국의 역할을 이제는 중국이 떠맡고 있는 것이다.

동대문종합시장에서 도소매업을 운영하는 B(55ㆍ여)씨 역시 이와 같은 이유로 “한 해, 한 해 매출이 떨어지는 게 보인다”며 “근근이 살아가는 게 이곳 상인들의 요즘 형편”이라고 했다.

미래는 한층 불투명하다. B씨는 “지금 건설 중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가 개장하면 유동인구가 늘어 내방객이 늘어날 수도 있다”면서도 “그 수혜의 대부분은 대형 쇼핑몰, 백화점 등 깔끔한 매장들이 차지할 것”이라고 자조했다.

이와 관련 지대식 동대문패션타운관광특구협의회 사무국장은 “전통 동대문 시장 활성화를 위해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현재는 마땅한 대책 없이 각 상가와 상인에게 맡겨놓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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