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국 하나대투證 청담센터 상무의 공간혁신
유명 작품 전시 드라마 장소 섭외까지 지점자산 2조돌파…수수료기부도 앞장
1억원을 호가하는 그림이 걸려 있는가 하면, 한 편에는 사케를 마실 수 있는 다다미방도 있다.
사무실인데 맨발로 돌아다니고, 다락방처럼 마련된 공간에서는 한잠을 청할 수도 있다.
갤러리도, 톡톡 튀는 벤처기업도 아니다.
전병국〈사진〉 하나대투증권 청담금융센터 상무가 직접 디자인한 증권사 지점의 모습이다.
“단순히 업무나 상품경쟁력으로는 다른 증권지점과 차별화할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최대한 금융회사의 이미지를 빼고, 오랜 시간 머무르고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디자인했죠.”
한번 둘러보기만 해도 감탄이 나올 정도여서 장소 섭외도 줄을 이었다. 드라마 ‘시크릿가든’에서 김사랑의 스튜디오로 활용됐고, 며칠 전 드라마 ‘패션왕’에도 나왔다.
고급스럽지만 돈은 일반 지점보다도 적게 들었다. 이미 아마추어 수준을 넘어설 정도로 건축이나 인테리어, 미술에 조예가 깊었던 탓이다.
조금씩 사모으던 미술품이 30여점에 이르고, 작가와의 교류도 활발하다보니 이제는 작품활동 공간을 지원하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운영할 정도다.
그는 “지난달 리모델링을 거치면서는 미술과 문화가 있는 공간을 콘셉트로 잡고 작가 22명 총 44점의 작품을 곳곳에 전시했다”고 설명했다.
입구에 ‘숯작가’로 유명한 박선기의 작품을 비롯해 정수진ㆍ김근중 등 모두 내로라하는 작가의 작품인데 비용은 전혀 들지 않았다. 증권사 VIP 고객에게 노출되고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으로 갤러리를 설득한 것이다.
혁신의 성공 여부는 성과가 말해준다. 무한경쟁을 벌이는 강남 한복판에서 2008년 자산 3000억원으로 출발한 청담금융센터는 2010년 1조5000억원에 이어 지난해 2조원을 돌파했다. 전국 2000여개에 달하는 증권사 지점 중 단연 상위 1%에 든다.
또다른 발상의 전환은 ‘기부’다. 갖고 있던 펀드를 청담금융센터로 옮겨오면 증권사가 떼어가는 수수료 중 30% 안팎을 모교 대학이나 자선단체에 기부해주는 방식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가만히 앉아서 모교 기부와 세제 혜택까지 누릴 수 있다. 일명 ‘Give me, 기부 美’다.
전 상무는 “대학 기부는 법정기부금으로 연말 세제혜택이 되고, 각 학교마다 기부자 예우 프로그램이 있다보니 반응이 폭발적”이라며 “예술단체 등으로 기부 연계를 좀더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증시에 대해서는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 주가연계증권(ELS)이나 헤지펀드 등 방어적인 상품을 주로 추천하고 있다.
안상미 기자/hu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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