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현대차 주가 왜 주춤한가 했더니…
삼성전자 선물 429억원 매도 현대차도 83억원어치 팔아 공매도·대차잔고도 급증 내달까지 국내증시서 자금회수
‘외인은 하락에 베팅했다.’
유로존 재정 위기와 글로벌투자은행(IB)의 신용등급 강등 예고로 다음달 말까지 유동성을 확보해야 하는 외국인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오르고, 유동주식수도 많은 한국증시의 간판주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연일 내다팔고 있다. 이 때문에 그동안 국내 증시를 이끈 두 대장주는 외인 매도세에 맥을 못 추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16일 6.18%나 빠지면서 시가총액 12조원이 줄었다. 이는 이날 코스피지수가 3% 넘게 빠지면서 증발한 시총의 약 3분의 1이다. 17일에도 주식시장은 안정세를 되찾았지만,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힘을 못 쓰고 있다.
시장 관심사는 외국인이 얼마나 더 팔 것인가다. 시장의 답은 긍정적이지 않다. 외인의 매매패턴이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하락을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눈여겨볼 것은 개별주식선물 시장이다. 올 들어 이론가를 웃도는 시장가를 형성할 정도로 외인들이 사들이던 삼성전자 선물은 5월 들어 ‘팔자세’로 포지션을 바꿨다.
통상 주식선물이 현물에 대한 헤지(위험회피)로 사용됨을 감안하면 선물매도는 곧 현물시장에서의 하락을 염두에 둔 움직임이라 볼 수 있다.
외인은 지난 4일부터 16일까지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삼성전자 선물을 매도했다. 이 기간에 외인이 매도한 규모는 429억원.
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9거래일간 삼성전자 선물을 집중 매도하고 있는 것은 보유하고 있는 현물 하락을 대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은 현대차라고 다르지 않다. 외인들은 현대차 개별주식 선물 역시 같은 기간 83억원어치를 팔았다. 삼성전자 선물보다 규모는 작지만 이달 들어 단 3거래일을 제외하곤 연일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역시 ‘하락 베팅’은 유효한 셈이다.
최근의 공매도 움직임도 긍정적이지 않다. 삼성전자 주가가 130만원을 넘어서면서 공매도와 대차잔고가 급증했다. 공매도는 하루 거래대금의 10%를 넘었고, 대차잔고도 시가총액의 2.3%를 차지하고 있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융위기를 포함한 사상 최대치”라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16일 123만원에 마감했으므로 이들은 이제 수익구간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차익실현을 위한 매도세가 더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공매도가 일반적으로 외국계 IB와 헤지펀드들의 투자기법임을 감안하면 또다시 외인이 주도하는 매도세가 예상된다.
무디스, 피치, S&P 등 글로벌신용평가사가 일제히 글로벌 IB들의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도 부정적 재료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황급히 국내 증시에서 자금을 회수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5일 가장 많이 빠져나간 창구는 크레디트스위스로 상위 5곳 중 미래에셋증권을 제외하고는 메릴린치, 모건스탠리, UBS 등 글로벌 IB들이었다. 이들은 모두 다음달 신용등급 강등이 예상되는 곳이다.
성연진 기자/yjsung@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