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 등 주요 외신들 보도 “현실 받아들여 美 망명 준비”…톈안먼사태 주도자들 미국行 환영
“中 최고 안전지대는 美 대사관…언론자유 확대…법따라 다스려야” 중국인들 사이 개탄 목소리 높아
[베이징=박영서 특파원] 계속 중국에 남아 인권운동을 하겠다는 천광청(陳光誠·사진) 변호사가 입장을 바꿔 미국으로 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많은 중국인들 사이에 ‘중국에서 가장 안전한 곳은 미국대사관’이라는 개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일 홍콩 밍바오(明報)는 미국 내 반중(反中) 인권단체인 차이나에이드의 푸시추(傅希秋) 회장의 말을 인용, 천 변호사가 현실을 받아들여 미국으로 갈 결심을 굳혔다고 보도했다.
푸 회장은 “천이 중국에서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으며 인권활동을 벌이는 것도 무리다”면서 “천과 가족들이 미국에서 휴식을 취한 후 나중에 중국으로 돌아갈 기회를 기다려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비자 발급 등 절차적이고 기술적인 문제만 남았다”면서 “중국인이 병 치료를 위해 외국에 나가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AP통신도 “천이 중국을 떠나지 않으려 했지만 지금은 현실을 받아들였다”면서 “그가 다시는 고향인 둥스구(東師古)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다”고 전했다.
톈안먼(天安門) 사태를 주도했다가 미국으로 망명한 학생운동 지도자들도 천의 미국행을 환영하고 있다. 차이링(柴玲)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천은 반드시 미국으로 와야 한다. 다른 선택이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미국에서 발행되는 인터넷 매체 둬웨이왕(多維網)은 “신변에 위험을 느낀 당신이 국무원 민원신청실로 가고 중난하이(中南海·중국 지도부 거주지), 심지어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집에 간다 해도 사정은 달라질 것이 없다”면서 “이렇게 큰 중국에서 가장 안전한 곳은 결국 미국에 임대한 손바닥만 한 토지였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교도소장과 수감자가 한 방향으로 달린 기묘한 스토리를 누구도 못 만들어낼 것”이라면서 “두 사건은 중국의 법률과 공안 시스템에 드리운 그림자를 만천하에 들춰냈다”고 보도했다.
이어 “역사적으로 중국 왕조들은 나라가 부유해지면 대사면을 실시했건만 지금의 중국 지도부는 체포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면서 “언론 자유를 확대하고 법에 따라 나라를 다스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지식인들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베이징대 대학원생인 왕(王)모 씨는 기자에게 “공안국장 왕리쥔(王立軍)도, 변호사 천광청도 모두 미국 공관으로 달려갔다”면서 “중국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 미국 ‘조계(租界)’라는 현실에 중국인들이 당혹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네티즌 사이에서도 “반세기 전에도 상하이(上海)와 난징(南京)의 외국인 조계가 중국인들의 생명을 유지할 수 있었던 장소였다”면서 “지금도 같은 상황이라는 것은 중국의 비극”이라는 탄식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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