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베이징의 미국 대사관에 머물고 있는 중국 시각장애인 인권변호사 천광청(陳光誠) 신병처리와 관련, 미·중 양국이 조기수습쪽으로 가닥을 잡고 물밑 협상을 벌이고 있다. 오는 3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미·중 전략경제대화 전에 사태를 봉합하자는 것으로 천 변호사가 가족과 함께 신병치료 명목으로 미국으로 보내지는 방안이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1일 홍콩 밍바오(明報)는 관계자의 말을 인용, 미·중 전략경제대화 전에 사태가 해결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천광천을 부인, 딸과 함께 신병치료 형식으로 미국을 보내는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도했다.

미국내 반중(反中) 인권단체인 차이나에이드의 푸시추(傅希秋) 회장은 밍바오에서 양국이 천광청의 미국행을 놓고 협의를 벌이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푸 회장은 “현재 미국 대사관 내에 머무르고 있는 천광청이 미국으로의 정치적 망명을 신청하지않고 중국에 남아 인권운동을 계속하고 싶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는 평생 가택연금을 당하겠다는 의미다”면서 “천이 중국을 떠나는 것이 천의 유일한 출로일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7년동안 외부와 단절되어 살아온 천이 중국에 남겠다는 것은 비현실적 생각이다”면서 이렇게 지적했다.

1일 대만 롄허바오(聯合報)도 미국의 반중 인권단체등을 인용,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3일 베이징에 도착해 미중 전략경제대화에 참가하기에 앞서 천씨 처리를 위한 양국간 최종합의를 도출할 것이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중국의 반체제 물리학자 팡리즈(方勵之)사건 처리의 모델을 따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지난 1989년 6월 톈안먼(天安門)사태 당시 중국 공안의 감시를 피해 미국대사관에 피신했던 팡리즈 교수는 이후 13개월간 미국 대사관에 체류하다 중미 양국의 합의에 따라 미국으로 망명했다.

영국 BBC와 미 CBS방송도 “미국이 천광청과 그의 가족을 미국으로 보내는 쪽으로 중국과 타협을 시도할 것이다”면서 “이번 사태가 향후 1~2일 내에 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중국 런민(人民)대 스인홍(時殷弘) 교수는 밍바오에서 “중미 관계가 최근 몇달동안 비교적 좋았는데 갑자기 천광청 사건이 터졌다”다면서 “양국은 이번 전략경제대화에서 이 문제가 초점이 되어 대화의 분위기가 경색되는 것을 원치않고 있다”고 조기수습 가능성을 내다봤다.

한편 중국은 사건 발생 후 언론검열의 고삐를 바짝 죄면서도 일부 인권운동가를 석방하는 등 강온 양면전략으로 대처하는 모습이다.

중국 당국은 관련 보도를 통제, 사건 파문 확산 방지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지금까지도 중국 매체들은 침묵하고 있으며 인터넷과 웨이보에선 관련 정보가 엄격히 검열되고 있다.

반면 공안 당국은 천광천의 미국 대사관 행을 지원했던 베이징의 인권운동가 후자(胡佳)를 29일 오후 석방했다. 후자는 석방된 뒤 홍콩 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조사 도중 폭력적 대우는 없었다”면서 “천 변호사의 탈출과정과 협조자, 그리고 천 변호사가 언제 개리 로크 주중 미국 대사를 만났는 지 등에 대해 조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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