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여성들은 자기 엉덩이를 보여줄까’(Pourquoi les femmes montrent leurs fesses.)(上)

여성들은 벌거숭이가 되는 대신 훨씬 더 고약한 역할을 한다. 꿈꾸게 만드는 것이다. 성적으로 애태우는 여자(영어로는 ‘tease’라 부른다)와 관련된 예술이 아이러니컬하게 시대를 뛰어넘어 잿더미 속에서 부활하는 중이다. 이 예술의 이름은 ‘뉴뷔를레스크’이다.

이 예술이 무척이나 화려한 성공을 이뤘기에 파리는 ‘파리 뷔를레스크 페스티벌(Paris Burlesque Festival)’이라는 역사적인 페스티벌을 최근 개최했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스트립티즈’란 단어는 성의 상품화가 공공연하게 이뤄지는 지역, 네온사인이 휘황찬란하고 시끌벅적한 클럽의 음울한 세계를 연상시킨다.

‘스트립티즈의 역사’란 저서를 쓴 레미 푸엔테스(Remy Fuentes)는 스트립티즈와 관련된 아주 아름답고도 혁명적인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자신의 속살을 처음 드러낸 여성의 기원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고 말한다 “사랑과 출산을 생생하게 그리고 영원히 상징하는 여성은 여러 세기에 걸쳐 신들을 위해 춤추고 옷을 벗었다”는 것이다.

길가메시 서사시는 이미 기원전 2세기에 다음과 같이 노래하고 있다. “여성이여, 그가 여기 있노라/입을 흐드러지게 벌리고/너의 매력을 발산하라/주저하지 말고 너의 갈망을 충족시켜라!” 이교도 의식을 주재하던 여사제들은 부끄러움을 무시했다.

그녀들은 인도에서는 칼리를 위해, 이집트에서는 이시스를 위해, 바빌로니아에서는 이슈타르를 위해, 페니키아에서는 이슈타르의 다른 이름인 아스타르테를 위해, 그리스에서는 아프로디테를 위해, 로마에서는 비너스를 위해 여성들이 베일을 벗게 만들었다.

아프로디테와 비너스는 모두 아름답고 대향연을 주재하는 여신의 이름이다. 육체에 금기를 부과한 기독교는 벗은 몸의 여성을 보고자 하는 욕구를 더 끓어오르게 할 따름이었다. 갈망을 자극하는 악마와 연합한 ‘이브 옷을 입은 처녀들’은 죄의 상징이 됐다. 교회의 영향력하에 나신(裸身)은 인간 조건에 대한 묵시록적 형태로 변모했다. 그리스어로 ‘아포칼룹시스(apokalupsis)’는 현시, 드러냄을 뜻한다.

“이브는 에로티시즘의 본질 자체를 나타낸다. 영원성을 잃으면서 에로티시즘은 죽음과 짝을 이루었다”고 레미 푸엔테스는 이야기한다. 스트립티즈가 19세기에 발명된 것도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당시엔 성적 탄압이 절정에 달한 시기로 여성들은 코르셋, 가짜 히프, 셔츠, 팬츠, 아주 두꺼운 치마의 거추장스러운 속박 속에서 이상한 외양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역사상 최초의 스트립티즈였던 블랑슈 카벨리(Blanche Cavelli)는 옷을 어느 정도 벗기까지 무려 30분의 시간이 걸릴 정도였다.

당대의 도덕 때문에 그녀는 실내복과 비단 바지를 마지막까지 걸쳤는데, 그 모습은 관객의 얼굴을 삶은 가재처럼 새빨갛게 만들었다. 때는 1894년이었다. 옷을 벗어 던진 블랑슈 카벨리 모습은 ‘고뫼즈(gommeuse)’, ‘아르티쇼퇴즈(artichauteuse)’, ‘데카르피외즈(decarpilleuse)’, ‘에푀이외즈(effeuilleuse)’ 등의 패션을 유행시켰다.

‘파리 뷔를레스크 페스티벌’은 복고적 분위기 속에서 그런 패션에 다시 영예를 부여하고 있다. 10월 22~25일 열린 이 페스티벌에서 십여명에 달하는 프랑스와 외국 핀업걸들은 요부(腰部)를 유쾌하게 비틀면서 수도 파리를 깨어나게 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전, 연극, 피아노 바, 콘퍼런스, 영화 상영, 코르셋 애호가들을 위해 마련한 점심식사 겸 골동품시장, 선술집, 코트, 기성복 및 액세서리들이 행사장을 채웠다. 심지어는 남자들을 유혹하고자 하는 초심자를 위한 강의도 열렸다.

미국에서는 ‘뷔를레스크’ 전통이 193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더티’걸들이 등장하기 무려 60년 전 릴리 세인트 시르가 라스베이거스의 클럽들은 몸을 빙빙 돌리며 벗은 몸으로 유혹하는 여성의 시대를 열었다. 현재 수천명의 스트립티즈가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으나 초창기에는 극소수의 여성만 존재했다.

” 뷔를레스크를 다룬 한 기사에는 이 분야의 여성 선구자들 이름이 들어 있다. 릴리 세인트 시르, 딕시 에번스, 베티 페이지, 블레이즈 스타, 템페스트 스톰 등이다. 눈부신 이 처녀들은 20세기 핵시대의 선두에서 자유분방하고도 순진한 여성들로 기록돼 있다.

(이미지는 미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스트립티즈 극단 중 하나인 ‘벨벳 해머(Velvet Hammer)’를 창설한 미셸 카(Michelle Carr)) 글=아녜스 지아르(佛 칼럼니스트), 번역=이상빈(문학박사ㆍ불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