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자영 기자]준공 2년차 송도의 한 주상복합아파트에 살고 있는 윤모(42)씨는 직장동료들과 아파트 얘기를 나눌 때마다 불쾌해지는 경우가 태반이다. 강남 ‘주복’ 가격이 폭락했다거나, 법원 경매 단골손님이라는 말도 신경이 쓰이지만 정작 화를 돋우는 것은 ‘주복은 환기도 안되고 관리비 폭탄 맞는다’는 식의 편견들이다. 윤씨는 “살아보지도 않은 사람들이 ‘카더라’로 말할 때마다 부아가 난다”며 “10년전 구형 주복의 단점이 상식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새 아파트에선 대부분 해결된 문제”라고 주장했다.
하늘을 찌를 듯하던 인기를 누리던 주상복합 아파트는 생활 편의성이 부족하다는 지적과 함께, 부동산 경기침체까지 맞물려 ‘고급주택의 대명사’에서 ‘미분양의 상징’으로 타이틀을 내줄 지경으로 선호도가 낮아졌다.
이에 건설사들은 답답한 실내공기, 비싼 관리비, 낮은 전용률, 사생활 침해 등의 문제를 극복하고 아파트의 장점을 살리는 ‘아파트형 주상복합’으로 설계, 주복의 영화를 되살리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최근 등장하는 주복들은 조망권 등 기존 장점을 유지하면서 단점을 보완해 뛰어난 주거 쾌적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동아건설이 다음달 천호동에 분양하는 ‘강동역 신동아 파밀리에’는 기존 주상복합의 단점으로 지적되던 통풍 환기에 많은 신경을 썼다. 일반적으로 주상복합의 경우 외벽이 유리로 처리돼 ‘여름에 찌는 더위’로 유명하다. 이는 여름철 냉방비 및 관리비 상승을 가져왔다. 신동아 파밀리에는 일반 주복이 1개 층에 5개가구가 조합된 5호 이상인데 비해 1개층에 단 3개가구를 둔 판상형 구조로 맞통풍이 수월토록 설계됐다. 여름에도 맞통풍이 불도록 해 냉방비를 절약하고, 환기를 유용하게 하는 구조다. 관리비를 낮추기 위해 로이(Low-E) 3복층 유리 창호를 적용해 최상의 단열 성능을 확보, 난방비를 절약한다. 태양광발전과 빗물저장시설, 일괄소등 및 대기전력 자동차단 장치를 장착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 시켰다. 주거동과 상업시설을 분리해 공용관리비를 줄여 기존 주상복합 관리비의 30%를 낮출 계획이다.
대우건설이 인천 송도국제신도시에 분양한 ‘송도 아트윈 푸르지오’ 역시 상업시설과 주거시설을 분리해 주거 쾌적성은 높이고, 관리비는 낮췄다. 기존 주복은 상업시설 및 공용 커뮤니티 관리에 들어가는 비용이 공용관리비로 청구돼 ‘관리비 폭탄’의 주원인으로 지적됐다.
주복의 최대 단점으로 지적되던 낮은 전용률도 일반 아파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강동역 신동아 파밀리에의 전용율은 평균 70% 이상, 동부건설의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용산’은 79%, 동일토건의 ‘동일하이빌 뉴시티’는 80%까지 높여 넉넉한 공간을 제공한다. 주거 쾌적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대부분 주상복합은 역세권을 비롯한 상업용지에 위치해 편리한 인프라를 갖췄지만 생활이 번잡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우미건설의 ‘청라 린 스트라우스’는 업무, 주거, 판매시설의 주차공간을 분리해 주거 쾌적성을 높였고, 강동 신동아 파밀리에는 기존 주상복합에서 찾아 볼 수 없는 녹지면적도 최대한 끌어 올려 녹지율을 30% 이상 높였다.
전문가들은 주상복합이 기존 단점들을 속속 보완하며 예전 인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반 아파트에도 커뮤니티 시설이 보편화되며 공용관리비가 평준화 되는 등 인식의 변화가 생긴데다, 지속적인 관리비 절감 설계로 일반아파트와 주상복합 간의 개별 관리비 격차는 줄어들고 있다. 화려한 디자인의 외관을 위해 희생시켰던 ‘판상형’을 부활시키면서 통풍이나 환기 문제도 월등히 개선됐다. 주상복합 아파트는 기존 초고층 아파트에서 누릴 수 있는 조망권, 상업시설의 이용 편의성, 역세권에 위치한 입지적 우수성 등 고유한 장점을 유지하면서도 아파트형 설계로 주거 쾌적성을 높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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