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70년대 우리가 처음 활동할 때는 어디 가서 ‘만화가’라는 소리를 못했어요. 만화가를 워낙 천시했거든요. 그냥 우물우물, ‘그림 그린다’고 얼버무렸죠. 그런데 요즘은 전국 대학에 만화 관련 학과가 150곳도 넘더군요. 만화가 지망생이 ‘두 집 건너 한 명씩’이란 말도 들리고요.” 신문수 윤승운 이정문 등 원로만화가 3인방이 서울 송파구 방이동 소마미술관에 모였다. 한국 명랑만화 전성기(1970~80년대)를 이끌었던 세 작가는 소마미술관(명예관장 이성순)이 오는 6월 17일까지 개최하는 ‘만화로 보는 세상’전에 각기 작품과 만화원고, 자료 등을 출품했다. 이번 전시는 원로만화가 및 현대만화가, 또 현대미술작가 등 총 27명이 참여해 작품 100여점을 소개하는 기획전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가장 직접적인 콘텐츠인 만화의 무한한 가능성을 살펴보는 자리다. 또 일상과 예술의 영역을 넘나드는 만화의 가치를 재점검해보는 특별전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에 명랑만화가를 대표해 참가하는 세 명의 원로작가는 “한국의 만화는 요즘 들어 양적 질적으로 놀라보게 발전했지만 손작업으로 하는 명랑만화는 그 대가 끊긴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이들은 “창작자 혼자 전 과정을 손으로 작업하고 지문도 손으로 써넣었던 우리들의 만화는 자기만의 개성과 숨결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이 특징”이라며 “디지털 시대에는 거꾸로 아날로그적 감성이 더욱 호소력이 있을 수 있으니 앞으로 우리처럼 손 작업을 하는 창작만화가가 좀 더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고인돌’ 작가 박수동 화백과 함께 오는 28일에는 미술관 로비에서 사인회도 갖는다. 미술관 측은 이번 기획전에 ‘카툰으로 그리는 희망일기’(무료강연) 등 다채로운 이벤트를 개최하며, 매월 넷째 주 토요일은 미술관을 무료로 개방한다. (02)425-1077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m.com, 사진=이상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