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류정일 기자] LPG(액화석유가스) 업체들이 가격 딜레마에 빠져 소리없는 아우성을 치고 있다.
국제가격 상승과 그간 미반영분까지 포함해 이달들어 ㎏당 300원 이상의 가격 인상요인이 생겼지만 4ㆍ11 총선과 물가안정에 신경이 날카로운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가격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LPG 가격은 매달 말일 이전에 다음달 공급가가 결정되지만 4월 가격은 아직 정하지 못해 지난달 기준으로 판매되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4월 가격이 언제 결정될지 아무도 모를 일”이라면서도 “일단 총선 전까지는 몸을 낮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의 ‘가격 지도’는 공공연한 비밀로 통한다. 지난해 2월 업계에 보낸 공문에는 ‘고통 분담 차원에서 가격 인상을 자제하고 3월 이후 분산 반영하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5월엔 업체들의 인상 발표 5시간도 채 안돼 ‘동결’ 안내가 재공지되면서 정부 측이 ‘마사지’ 했을 것이란 예측이 뒤따랐다.
‘서민 에너지’로 통하는 LPG 가격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중이다. 지난달 취사용 프로판은 사상 최고였던 지난해 6월보다 ㎏당 64.5원 오른 2166.67원을 기록했고 자동차 연료용 부탄도 1143.32원으로 이전 최고치 1121.82원을 웃돌았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가격 및 환율과 연동돼 LPG 가격이 급등하고 있지만 택시와 저소득층 사용자들의 고충을 고려해 가격 인상요인을 흡수하거나 50% 정도 수준만 반영해 왔다”며 “그러나 인상분을 반영하지 못하고 동결하면 한달 손실액이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더 큰 문제는 사우디아라이바 아람코 사로 부터 5월 LPG 내수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4월 수출가격을 프로판은 톤당 240달러 인하한 990달러에, 부탄은 185달러 떨어진 995달러에 공급한다고 통보받은 것이다.
정치권 눈치를 보느라 이달 인상분을 총선 이후로 뒤늦게나마 반영하더라도 떨어진 5월 공급가를 적용, 인상이 힘들어질 경우 손해는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여기에 택시업계는 LPG 최고 가격제 시행을 요구하며 연일 공세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택시업계는 지난 4일 서울 광화문 세종로 일대에서 저속준법운행을 하며 가격 결정 투명화, 유통구조 개선 등 LPG 가격 폭등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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