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신임회장은 위에 형님들이 그룹 회장 자리를 물려주며 내리경영하는 사이 특유의 안목과 추진력으로 두산그룹의 전체 색깔을 180도로 바꾸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박 회장은 2001년 한국중공업(두산중공업), 2005년 대우종합기계(두산인프라코어), 2006년 영국 미스이밥콕(두산밥콕), 2007년 미국 밥캣, 2009년 체코 스코다파워 등 1998년부터 총 17건의 M&A(인수합병)를 진두지휘했다.
1990년대 후반만 해도 두산그룹은 OB맥주 등 주류와 식품에 주력하는 소비재 기업이었다. 하지만 20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두산그룹은 중공업 중심의 산업재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박 회장이 형만한 아우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그룹의 구조조정을 통해 실적으로 증명했기 때문이다. 두산은 소비재 기업에서 산업재 기업으로 바뀌면서 영업으로 얻는 수익 규모 자체가 달라졌다. 1998년 당시 3조4000억원대 매출이 지난해 26조2000억원을 기록하며 8매 가까이 성장했다. 10%를 갓 넘었던 해외매출도 지난해에는 40%에 육박하며 글로벌 기업으로서 면모를 갖추게 됐다.
이 모두가 박 회장이 형들을 보좌하며 거둔 성과다. 이에 그룹 내에서는 박 회장이 M&A와 해외사업 개척을 통해 재계 서열 12위(자산기준)의 두산그룹을 만드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고 평가한다.
때문에 본격적으로 그룹 회장의 자리에 오른 이상 그동안 자신이 거둔 업적을 뛰어넘는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건설경기 부진으로 연간 적자가 3000억원에 달하는 두산건설을 조기에 흑자전환 시켜야 하고, 유럽발 경영위기에 맞서 해외매출 비중도 방어해야 한다. 나아가 중공업에 이어 제2의 신성장동력 확충도 박 회장이 달성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직원들과 페이스북으로 소통하며 그룹의 사소한 것도 그냥 넘기지 않는다는 박용만 회장. 추진력만 봤을 땐 불도저같기도 하지만 되레 융합형에 가깝다. 준비된 회장이란 칭호를 들으며 경영전면에 나선 지금 두산그룹이 다시 한 번 똘똘 뭉쳐 신화를 써내려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소연 기자/carrier@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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