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훙지 그룹 회장 형제 뇌물방지조례위반 혐의 검거 쉬스런 前정무사장 연루설 한때 상장사 거래정지 파문
[베이징=박영서 특파원] 홍콩에서 두 번째 부자인 신훙지(新鴻基)부동산그룹 회장 형제가 지난 29일 비리 혐의로 사직당국에 체포됐다고 원후이바오(文匯報) 등 홍콩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그룹을 이끌고 있는 형제가 체포됨에 따라 홍콩 최대 부동산 왕국인 신훙지 그룹에 어떤 파장이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훙지 그룹은 이날 성명을 통해 궈빙장(郭炳江·59) 회장과 궈빙롄(郭炳聯·58) 사장이 이날 ‘뇌물방지 조례’ 위반으로 홍콩의 부정부패 단속기관인 염정공서(廉政公署)에 체포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신훙지 측은 궈 씨 형제가 그룹 회장과 사장으로서 직무를 계속한다면서, 이번 일로 회사의 정상적인 활동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이날 오전 홍콩 증시에서 신훙지부동산 등 그룹의 3개 상장사의 거래가 한때 정지되기도 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궈 씨 형제 외에 홍콩 정부에서 두 번째 고위직인 정무사장(총리 격)을 지낸 쉬스런(許仕仁·64)도 함께 체포됐다. 그는 신훙지 그룹에서 특별고문으로 일한 적이 있다. 앞서 염정공서는 신훙지 그룹의 임원 5명도 구속했다
염정공서는 웹사이트에서 “홍콩 상장회사에 재직 중인 2명의 고위 경영진과 1명의 전직 고위 관리가 뇌물방지 조례를 위반하고 공공연하게 직권남용 행위를 저질러 체포됐다”고만 밝혔을 뿐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 같은 사태에 대해 홍콩 최고 재벌인 리자청(李嘉誠) 창장(長江)그룹 회장은 29일 “신훙지 그룹에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궈 씨 형제와는 경쟁상대 이전에 친구이기도 해 그들이 무사하기를 바란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궈 회장 일가는 홍콩에서 리자청 창장그룹 회장 다음 가는 부자다. 중국의 부자연구기관인 후룬(胡潤)연구원에 따르면 이들 형제의 재산은 195억달러에 달한다.
한편 신훙지 그룹은 홍콩의 최고층 빌딩인 국제금융센터(IFC) 등을 개발한 홍콩 최대 ‘부동산 왕국’이다. 지금은 홍콩을 벗어나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선전 등 중국의 부동산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순훙지 그룹은 지난 1990년 창업주 궈더성(郭得勝)이 사망한 후 3형제가 모두 경영에 참여하면서 보기 드문 형제애를 과시했다.
그러나 2008년 두 동생인 궈빙장과 궈빙롄은 당시 그룹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이던 큰형 궈빙샹(郭炳湘)을 내쫓는 ‘홍콩판 왕자의 난’을 일으켜 그룹의 경영권을 장악,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왕자의 난’은 큰형인 궈빙샹이 미모의 여자친구를 그룹 경영진으로 끌어들이면서 시작됐다. 두 동생과 모친은 궈빙샹에게 정직 처분을 내렸고 궈는 “동생들이 나를 축출하기 위해 허위로 정신질환 진단서까지 떼려 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pys@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