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이 29일 미국에서 귀국한 최종석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 행정관에 이어 이튿날인 30일에는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동비서관도 불러 조사한다. 주요 연루 인물들의 연속소환으로 수사가 본궤도에 올랐다.

29일 예정보다 다소 이른 오전 9시 30분께 참고인 신분으로 서울검찰청사에 들어선 최 전 행정관은 장시간 비행에 따른 피로가 풀리지 않은 듯 다소 어두운 표정이었다. ‘회유 내용이 녹취록으로 많이 공개됐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동행한 변호인이 대신 “성실하고 적극적으로 조사에 임하겠다. 아는 것은 안다고 하고, 모르는 건 모른다고 말할 것”이라고 답했다. 미국 워싱턴 주미 한국 대사관에 파견 근무 중인 최 정 행정관은 샌프란시스코를 거쳐 전날 오후 귀국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박윤해 부장검사)은 최 전 행정관이 불법사찰에 개입했는지, 또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증거인멸을 지시한 사실이 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을 방침이다. 장 전 주무관과 진술이 엇갈릴 경우 대질신문도 고려하고 있다.

장 전 주무관은 앞서 “검찰의 압수수색을 앞두고 최 전 행정관이 ‘민간인 사찰을 맡았던 점검1팀과 진경락 전 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의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없애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폭로했다. 최 전 행정관은 또한 법정에서 장 전 주무관의 폭로를 막기 위해 그를 회유하고, 여당인 새누리당 조전혁 의원에게 민간사찰 피해자인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의 횡령의혹 자료를 건네 기자회견에서 발표하도록 기획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2010년 1차 수사 때 최 전 행정관이 장 전 주무관에게 대포폰을 넘기고 지시했다는 점을 알면서도 구체적인 ‘진술’이 없다는 이유로 그를 한 차례 방문조사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했다.

30일 피내사자 신분으로 소환조사를 받게 될 이 전 비서관은 스스로 사건의 몸통을 자처한 인물이다.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최 전 행정관 등에게 자료 삭제를 지시하고 현금 2000만원을 장 전 주무관에게 전달했다”고 시인했다.

검찰은 이들의 소환 조사 이후 이 전 비서관의 직계라인으로 민간인 사찰을 주도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진경락 전 국무총리실 기획총괄과장에 대해서도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등 소환을 통보했다.

조용직 기자/jyc@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