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숙대 재단 한총장 해임 무효”
한영실 숙명여대 총장이 총장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숙명여대 재단인 숙명학원이 기부금을 재단 전입금으로 편법 운용한 것과 관련해 재단과 갈등을 벌이다 재잔 이사회가 총장 해임을 의결한 지 7일 만이다.
서울 서부지법은 학교본부 측이 제기한 총장 해임 취소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이사회의 해임 결의의 효력을 임시로 정지하기로 결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서울 서부지법 제21민사부(재판장 박희승 수석부장판사)는 이날 결정문을 통해 “학교법인 숙명학원이 지난 22일 이사회에서 한영실 총장을 해임하기로 한 결의의 효력을 임시로 정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사회 소집이 예고 없이 이뤄진 점, 심의 안건에 총장 해임 목적이 명시되지 않은 점을 근거로 이사회의 해임 의결이 무효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사립학교법 제17조 제3항 및 피신청인 정관 제31조 제2항은 이사회를 소집할 때 적어도 회의 7일 전에 회의의 목적을 명시해 각 이상에게 통지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고 근거를 제시했다. 또 “한 총장에 대한 해임결의는 해임 목적이 숙명학원의 각 이사에게 통지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졌으므로 무효”라고 밝혔다.
아울러 ▷숙명학원의 이용태 이사장과 김광석 이사가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임원 취임 승인 취소를 통보 받아 30일 청문절차가 예정된 상태에서 해임 결의가 이뤄졌고 ▷해임 결의 후 총장 서리를 임명한 것에 반발해 한 총장이 피신청인 정관에 따라 대학원장이 적법한 직무대행자라고 주장하며 혼란이 계속 되고 ▷30일 전체 학생 총회가 예정돼있는 등 총장업무 공백에 따른 학생들의 수업권 침해가 우려돼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법원이 학교 측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숙명여대 사태가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날 법원의 가처분 결과에 대해 숙명여대 관계자는 “이사회가 절차적 정당성을 어긴 것이었으므로 당연한 결과”라며 “한 총장은 내일부터 업무에 복귀해 정상적인 집무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숙명학원 측은 이번 가처분 결정에 이의를 제기할 계획이다.
숙명학원은 22일 긴급 이사회를 통해 한 총장을 해임하면서, 구명숙 한국어문학부 교수를 총장서리로 임명했다. 이에 맞서 숙명여대는 조무석 대학원장을 총장 직무대행으로 내세웠다.
한편 숙명여대 총학생회는 30일 순헌관 광장에서 학생 총회를 열고 이번 사태에 대한 문제 해결을 학교와 재단 양측에 촉구하고, ‘불법 미납 재단 전입금 796억원 환원’ ‘이사회와 총장 선출과정 학생 공개 및 참여 보장’ 등 5개항을 요구할 예정이다.
박수진 기자/sjp10@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