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관세철폐 효과 원산지 입증 부담에 반감 中企에 맡기기엔 역부족 정부 지원체계 정비 시급
지난 3월 15일 드디어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됐다. 양국 정부가 협상 타결을 공식 선언한 지 4년10개월 만이다. 이제 어떻게 FTA 활용을 극대화해 나가느냐가 과제다.
미국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21.5%를 차지하고 시장 규모가 우리의 14배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단일국가 시장이다. 최근에는 완만하지만 경제위기에서 벗어나 점차 회복세까지 보이고 있어, 내수침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중소기업에 이번 FTA 발효가 큰 ‘기회’라는 기대가 많다.
FTA 이해도가 높은 일부 스마트한 중소기업들은 벌써부터 발 빠르게 이를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ㆍ미 FTA 활용 실태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만난 한 자동차부품업체 대표는 “한ㆍ미 FTA요? 일부 하다가 막히는 부분은 관세사 도움을 받고 있지만 유럽연합(EU)지역 거래 경험이 있어서 미국과도 자신 있습니다. 최근 미국 바이어로부터 1000만달러어치 물량을 수주해 놨습니다”라며 자신만만한 모습이었다.
한ㆍ미 FTA에 대한 이해도도 전반적으로 매우 높았다. 그러나 적지 않은 기업들은 아직 대미 수출과정에서 그 효과를 100% 활용하기에 준비가 부족해 보인다. 정부의 동시다발적 FTA 추진으로 특혜 무역에 대한 기대수준은 높아졌지만 협정국마다 상이한 원산지 규정으로 원산지 입증 부담이 크다. 특히 인력이 부족한 소기업들은 원산지 증명을 통한 관세 혜택을 아예 포기할 것이란 얘기도 들린다.
정부가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이다. 세계 주요 경제권과의 FTA 체결로 관세가 철폐되거나 완화되는 대신 원산지 증명이 우리 중소기업에 또 다른 비관세장벽으로 대두된다면 FTA 추진 의미가 반감되기 때문이다. 관세청의 ‘원산지관리시스템(FTA-PASS)’과 기획재정부의 ‘FTA닥터’사업에 더해 최근에는 각 기관 합동으로 ‘FTA무역종합지원센터’를 신설했지만 중소기업들의 접근성을 더욱 높여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영세 중소기업들이 적은 비용으로 손쉽게 회계사나 세무사를 통해 재무제표를 관리하듯 수출기업들이 부담 없이 원산지 증명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체계를 하루빨리 정착시켜야 한다.
정부는 또 한ㆍ미 FTA 피해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체계를 실효성 있게 재정비해야 한다. 의료기기, 의약품, 화학업종 중소기업들의 우려가 크다. 단순 상담에 머무르는 현재 수준의 지원으론 부족하다. 피해 중소기업 지원방식도 내수 중심으로 성장해온 우리 중소기업 현실에 적합하게 이뤄져야 한다. 지원수준도 농업 대책과 동등한 수준으로 강화돼야 한다. 미국 시장을 적극 개척하려면 중소기업의 해외전시회 참가와 시장개척단 파견 등 무역촉진 관련 지원 예산을 최소한 지금의 10배 수준으로 확대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