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민간인 불법사찰 증거인멸 개입 의혹 일파만파

구체적 정황·진술 잇따라

2년전 수사 실패 인정 곤혹

신뢰회복 위한 재수사 불가피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이 갈수록 불거지는 가운데 청와대의 ‘증거인멸 개입’ 의혹으로 사실상 재수사 수순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폭로 주체인 장진수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은 14일에도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으로부터 입막음조로 2000만원을 받았다는 주장을 추가로 제기하며 파문을 더욱 키웠다. 검찰은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며 망설이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정황과 진술이 계속 나오고 있어 재수사 착수는 시기상의 문제, 또는 결단의 문제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윗선’과 ‘증거인멸’ 세력이 집중 수사대상=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에 대한 재수사가 진행될 경우 2010년 첫 수사 당시 드러나지 않았던 ‘윗선’ 의혹이 핵심 규명 대상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장 전 주무관의 최근 양심고백에서 드러난 당시 청와대 일부 인사 등 증거인멸 개입 세력도 검찰의 수사 대상이 된다.

검찰은 첫 수사 때 장 전 주무관을 증거인멸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최종석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 행정관이 장 전 주무관에게 대포폰을 주고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에 대해선 구체적인 진술이 없다며 사법처리를 하지 않았다. 윗선 의혹도 거기서 막혔다.

20일 밤  MBC 시사프로그램 'PD 수첩'이 방송한 검찰과 스폰서와의 관계가 전파를 타 파문이 일고 있다. 이로 인해 검찰이 발칵 뒤집힌 가운데 서울 서초동 대검의 분위기는 가라앉아 있다. 박해묵 기자 mook@heraldm.com\r\n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및 증거 인멸 의혹이 증폭되면서 검찰이 재수사에 나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서울 서초동 대검청사.
20일 밤 MBC 시사프로그램 'PD 수첩'이 방송한 검찰과 스폰서와의 관계가 전파를 타 파문이 일고 있다. 이로 인해 검찰이 발칵 뒤집힌 가운데 서울 서초동 대검의 분위기는 가라앉아 있다. 박해묵 기자 mook@heraldm.com\r\n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및 증거 인멸 의혹이 증폭되면서 검찰이 재수사에 나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서울 서초동 대검청사.

하지만 이번에 드러난 새로운 물증과 단서상 재수사는 최 전 행정관과 이영호 전 비서관을 타고 곧장 청와대를 겨냥하게 된다. 청와대가 불법사찰 및 이후 증거인멸에 개입했다는 정황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장 전 주무관은 “이 전 비서관 소속이던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에 매달 특수활동비로 280만원을 전달했다”는 내용과 “(사실대로 공개한다면) 민정수석실도 자유롭지 못할 테고, 총리실도 다 자유롭지 못하다”는 녹취록 등을 공개했다. 당시 민정수석은 정동기 전 대검 차장이다. 그 뒤를 권재진 현 법무부 장관이 이어 받았다. 이런 점에서 이들의 사건 관련 여부도 주요 관심사다. 사건 피해자인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 외에 추가적인 불법사찰 대상이 있었는지도 규명 필요성이 제기된다.

▶실패 자인하자니…검찰 재수사 부담백배=검찰이 재수사를 한다면 조직 최고 수장을 겨눠야 한다는 의미다. 또한 재수사를 통해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면 불과 2년 전 수사를 담당했던 특별수사팀의 실패를 인정하는 꼴이 된다.

특히 장 전 주무관이 증거인멸 지시 과정에서 최 행정관으로부터 ‘검찰에서 문제 삼지 않기로 민정수석실과 얘기가 돼 있다’고 폭로, 검찰도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된 상황에서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불신만 키울 것이란 지적이다.

결국 새로운 단서가 나타나면 수사한다는 원칙과 신뢰회복이란 명분을 모두 갖춘 상황에서 검찰의 결단만 남았다. 2010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이귀남 당시 법무부 장관은 “새로운 증거가 발견되면 언제든 재수사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한 검사는 “사안이 사안인 만큼 신중할 필요가 있지만 검찰이 미적대는 것으로 비칠 경우 의혹만 더 키울 수 있다”며 재수사 필요성에 공감했다.

<김우영 기자> /kwy@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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