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Mr.노바디’에서 최근 ‘Mr.해결사’로 급부상한 헤르만 반롬푀이(64)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재선된데 이어 유로존 정상회의 의장으로도 선출됐다.
EU 27개 회원국 정상들은 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반롬푀이를 임기 2년 6개월의 상임의장으로 재선임했다.
‘EU의 대통령’으로도 불리는 상임의장에 연임된 반롬푀이는 벨기에 총리 출신이다. 리스본조약에 따라 상임의장직이 도입된 직후 2009년 첫 상임의장에 선출됐다.
그는 ‘카리스마형’ 지도자이기보다는 ‘ 관리자형’ 지도자에 가깝다.
이에 2010년 1월 상임의장을 처음 맡았을 당시 “카리스마가 부족하다”, “국제무대에서 인지도가 떨어진다” 등 부정적 평가에 시달려야 했다. 작은 나라 출신의 무색무취한 인물로 실권이 없는 존재에 불과하다는 조롱도 이어졌다. 언론에선 ‘눈에 띄지 않는 상임의장’, ‘무명씨(無名氏·Mr. Nobody)’로 풍자할 정도였다. 2009년 5월엔 영국의 한 정치인이 반롬푀이에 대해 “저급한 은행원 외모에 ‘축축한 걸레’와 같은 카리스마를 가진 당신은 도대체 누구냐?”고 막말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조용한 리더십은 유럽이 2차 세계 대전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로 고전하는 현 시점에서 빛을 발했다. 이견을 조율하는 능력이 탁월한 그가 각국의 갈등이 심한 EU에서 ‘훌륭한 중재자’로 안착한 것이다. 이는 독일과 프랑스 등 강대국들과 20여개 회원국들의 이해관계를 막후에서 조정하는 데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그의 협상가, 중재자로서의 능력은 벨기에 총리 시절부터 잘 알려졌다. 프랑스어권과 네덜란드어권 간 갈등이 극심하던 2008년 12월 벨기에 총리에 기용돼 언어권간 갈등을 해소하고 난제를 풀어가 ‘미스터 해결사’라는 애칭을 얻은 바 있다.
반롬푀의 의장은 이날 첫 공식 유로존 정상회의 의장으로도 선출됐다.
EU내에서는 유로존 정상회의나 유로존 재무장관회의 등은 비공식 임의기구였으며 편의상 반롬푀이가 유로존 정상회의 의장 역할도 해왔다.
신(新)재정협약이 발효되면 2년 6개월 임기의 유로존 정상회의 의장직도 공식 탄생한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결정적인 시기에 유럽을 위해 봉사하는 것은 특권이자 큰 책무”라고 소감을 밝혔다.
‘긴축’과 ‘성장’이란 딜레마에 시달리면서 기로에 선 유럽에서 그의 차분한 리더십이 진가를 드러낼 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권도경 기자/ kong@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