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사람들을 위한 장신구(Bijoux pour bizarres)

독일에서는 자신의 성적 취향을 드러내는 ‘신호용 장신구’가 대유행하고 있다. 엉덩이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것, 혹은 나의 ‘애마’ 위에서 초현실적으로 섹스를 즐기는 데 환상을 불러일으키는 장신구다.

디자이너 볼프 안드레아스 피온텍(Wolf Andreas Piontek)은 에로틱한 반지와 목걸이를 만들었는데, 취향이 비슷한 짝을 찾는 데 아주 유용하다. 가령 발에 대한 페티시즘을 가진 이는 끈으로 졸라맨 고무장화를 신은 긴 다리 모양의 장신구를 통해 상대방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팽팽한 엉덩이에서 날씬한 장딴지까지 이어지는 모양의 순은 제품 장신구는 “나는 구두를 핥고 싶어요” 혹은 “구두를 핥게 만들고 싶어요”라는 성적 취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경우에 따라 이 장신구는 장화를 신은 여성이 자기 몸 위를 걸어다니게 하고픈 욕구를 표현해내기도 한다.

인피(人皮) 거죽을 사용해 즐기는 ‘크래시(crush)’ 방식을 선호하는 사람은 혀에 왁스 바르기를 좋아하는 사람과 동일한 목걸이를 착용한다.

인간의 섹슈얼리티가 극도로 다양한 까닭에 피온텍의 카탈로그는 무수한 성적 환상 중 극히 일부분만 보여줄 뿐이다. 그럼에도 카탈로그는 10여개의 다양한 아이템을 선보이면서 소위 ‘도착적인’ 섹슈얼리티의 주요 경향을 망라하고 있다.

엉덩이를 압착하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코르셋 형태로 된 장신구를 선택할 수 있다. 또 수갑 모양의 목걸이는 사도마조히스트에게, 결박한 심장 형태의 목걸이는 본디지를 선호하는 이들을 위한 상품이다. 철가면은 감각의 고립을 추구하는 이를 위해 고안됐으며, 성행위 시 호흡을 조절하려는 이는 2차 세계대전 당시의 방독면 모양으로 장식된 반지를 구입하면 된다.

피온텍은 “은으로 만들어진 장신구 이름은 ‘날 내버려두지 말아요’라는 뜻이다. 호흡을 조절하는 문제를 성적으로 승화한 조각으로 장식돼 있다”고 설명한다. 섹슈얼리티를 이런 방식의 아주 현학적인 용어로 정당화하는 건 다소 이상해 보일 수도 있다.

이런 ‘승화’가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취향을 책임지게 해줄까. 어쨌거나 상관없다. 창문에 커튼을 치지 않으려는 전형적인 청교도적 성격을 띠고 있다는 측면에서 이 장신구는 대단히 흥미롭다.

네덜란드 사람은 투명함을 지향하는 사회 속에서 산다. 집이 촘촘히 붙은 그곳에서는 불이 훤히 켜진 방 사이로 사람들이 침실, 거실, 부엌을 오가는 모습을 즐겁게 감상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화장실에 문을 달아놓지 않은 경우를 종종 발견할 수 있다. 특히 대학 캠퍼스 화장실이 그렇다.

그러나 화장실 속을 들여다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예의상 쳐다보지 말기를 권유하는 묵계에 따라 눈을 돌리는 것이다. 대신 미국인은 ‘키스해줘. 난 이탈리아 사람입니다’ ‘키스해줘요. 난 레즈비언이랍니다’란 문구가 들어간 스타일의 티셔츠를 걸치기 좋아한다. 심지어 ‘키스해줘요. 난 술에 취했거든요’란 문구조차 있다. 구성원 간 장벽이 높은 일종의 고립된 문화 속에서 태어난 프랑스인 입장에서 볼 때 이런 모습은 사생활을 천박하게 늘어놓는 것으로 비춰진다.

고해실 대신 공개된 장소에서 고백하는 프로테스탄트 문화는 다양하고 풍요로운 자신의 성향을 나타내는 표시를 어렵지 않게 하는 듯하다. 어떤 사람은 그걸 노출증으로 규정할 것이다. 대다수의 프랑스인 사고방식으로는 섹슈얼리티란 비밀스럽고 숨겨야 하는 것이며, 신비스러운 대상이기 때문이다. 나폴레옹 법전이 만들어낸 프랑스 문화는 은밀함을 미덕으로 삼는다.

법의 시각에서 따질 때 당신은 침실이나 4개의 벽으로 차단된 장소에서만 원하는 바를 모두 즐길 자유를 갖는다. 법률가 마르셀라 야퀴브(Marcella Iacub)는 이 주제를 대상으로 기념비적인 저서를 남겼는데, 책의 제목은 ‘열쇠구멍을 통해. 19세기부터 21세기까지의 공적 순결의 역사’다. 책은 프랑스인이 왜 그렇게 일찍부터 성의 자유를 획득했는지를 명쾌한 방식으로 설명해내고 있다.

피온텍을 조금 더 언급하자. 그는 사랑의 징표인 반지 역시 다량으로 제조하고 있다. 반지는 두 개로 분리될 수 있는데, 평생을 약속한 여인에게 사랑의 증거물로 선물하기 위한 것이다.

아일랜드에서는 ‘클라다 링(claddagh ring)’이라 불리는 반지가 약혼 서약 역할을 하고 있다. 동시에 두 손가락에 끼는 반지도 있다. 다양한 헤드를 한 반지도 있는데, 손가락 위치에 따라 각각 ‘약간’ ‘열렬히’ ‘전혀’ 등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가장 낭만적인 반지는 무엇보다도 ‘라푼젤’ 반지다. 총안을 뚫은 형태의 이 반지는 핏빛 사랑의 역사를 다룬 고대의 전설을 암시하고 있다. 옛날 옛적 아주 아름다운 처녀가 살고 있었다. 심술 궂은 마녀는 그녀를 보호하겠다고 자처한 후 높은 탑 속에 가둬버렸다. 탑에는 문과 계단이 달려있지 않았다.

그곳으로 올라가려면 마녀가 ‘라푼젤, 라푼젤, 길고도 황금빛을 한 너의 머리카락을 내려뜨리려무나. 내가 타고 올라갈 수 있도록’이란 주문을 외워야 했다. 어느날 한 왕자가 황홀한 미모의 처녀를 목격하고 마녀의 간계를 알게 된다.

이번에는 왕자가 ‘라푼젤, 라푼젤’이란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자신의 머리 타래를 풀어 처녀는 왕자가 탑으로 올라갈 수 있게 해주고, 두 사람은 매일 밤을 불태울 수 있었다. 탑 모양의 반지에는 독일어로 된 시가 새겨져 있다. 이 반지는 우리 모두 스스로 내부에 유폐시켜버린 사랑을 상징하고 있다고 피온텍은 강조한다. 순은으로 만든 모든 장신구는 한정 제작되며, 각 물건에는 작가의 서명과 일련번호가 새겨진다.

글=아녜스 지아르(佛칼럼니스트),번역=이상빈(문학박사ㆍ불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