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다음은 포르투갈 미국 투자가인 조지 소로스는 25일(현지시간) “독일이 주도하는 긴축조치가 오히려 유럽을 디플레 악순환으로 몰아가고 있다”면서 경기부양책 도입의 필요성을 강하게 역설했다. 재정통합과 긴축정책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참석 중인 소로스는 이날 오찬 브리핑에서 “현재 국제통화기금(IMF)이 아닌 독일이 강도높은 재정긴축을 부과하는 임무를 맡고 있는데 이는 EU를 붕괴시킬 수도 있는 경제적ㆍ정치적 긴장을 초래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독일은 인플레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해 디플레 발생위험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유럽 재정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재정긴축 뿐만 아니라 디플레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부양책도 중요하며 이를 위해 유로본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소로스는 또 유로화 설계 자체에 결함에 있으며 유로화가 시대착오적인 금융시장 이론에 기초해 만들어졌다고 비판했다.

그는 “유럽 경제통합을 강화한 마스트리히트 조약이 정치적 연대없는 통화 통합을 출범시켰다”면서 “유로화는 공통의 중앙은행을 만들어냈지만, 공통의 재무부는 없다”고 말했다.

소로스는 “유로화 설계자들은 시장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조정되기 때문에 불균형이 공공부문에서만 빚어질 수 있다고 믿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로화 도입 당시 유럽중앙은행(ECB)은 각국의 정부채권에 동일한 조건을 부여했기 때문에 이를 이용해 은행들은 더 높은 금리와 수익을 좇아 경제력이 약한 나라의 국채를 마구 집어삼키는 우를 범했다고 꼬집었다. 이로 인해 독일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시킨 반면 주변부 국가에서는 거품을 키우는 등 유로존 회원국 사이의 경제적 격차를 키웠다는 것이다.

그는 유로존의 위기 대응이 너무 늦었으며, 그리스에 부과된 구제금융 조건이 지나치게 엄격하다고 주장했다.

소로스는 최근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재정협약을 채택한 것은 적절한 조치라고 평가하면서도 충분치는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로존에 여전히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시장은 그리스의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기정사실화하면서 포르투갈이 그 뒤를 이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6일 보도했다.

신문은 포르투갈의 장단기 국채 수익률과 채권 부도 가능성을 상품화한 신용부도스와프(CDS) 금리가 모두 기록적인 수준으로 치솟았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포르투갈의 3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25일 기록적인 19.43%로 치솟았으며 5년물도 역시 기록인 18.87%에 달했다. 수익률은 채권 시세와 반대로 간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