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이번 정상특별회의에서 청년 실업문제 해결을 최우선적으로 추진키로 한 것은 유로존 위기 이후 각국이 강력한 긴축정책을 펴면서 성장이 더 위축되고 실업자가 늘어나는 악순환에서 탈출하기 위한 것이다.

27개 EU 정상들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성장 친화적 재정건전화’ 성명을 채택하고 낙후지역 개발자금 미집행분 820억유로(127조원)를 활용해 공동으로 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맞춘 성장 정책을 수립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회의는 유럽 재정위기 이후 처음으로 채무국 긴급 지원 또는 유로화 대신 성장 촉진과 청년실업, 중소기업 지원 등의 문제를 주요 의제로 다뤘다.

성명은 재정 안정과 건전화를 성장과 고용률을 더 높이기 위한 구조적 전제 조건이라면서, 공공부채와 재정적자 감축은 계속해 나가면서 청년 고용에 중점을 둔 ‘고용 친화적 성장 정책’을 다시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 유럽 전체 실업자수는 무려 2300만여 명에 달해 평균 실업률이 9.8%를 기록했다. 청년실업률은 이보다 더 심각한 22.3% 였으며, 최악의 실업률을 겪고 있는 스페인의 경우 청년 실업률이 45%에 달했다. 이는 경제성장의 걸림돌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 불안 요소가 되고 있다.

각국 정상들은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오는 4월까지 ‘국가 개혁 프로그램(NRP)’의 일환으로 ‘국가 일자리 창출 계획(NJP)’를 마련해 EU에 제출하기로 합의했다. 이 과정에서 회원국이 원할 경우 EU 집행위는 양측 전문가들로 구성된 ‘공동 실행팀’을 만들어 각국 실정에 맞는 정책의 수립에 도움을 주게 된다.

회원국들은 기업이나 노조 등 이른바 ‘사회적 파트너’들과 협력해 ‘행동하는 청년 협약’을 맺어 젊은이들에게 학교 졸업 4개월 전에 일자리를 마련해 주거나 아니면 교육이나 직업 훈련을 보장해주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아울러 고용 창출에 가장 큰 기여를 하지만 유로존 위기 이후 경기침체와 신용경색으로 자금조달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긴급 대출 등 지원 책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젊은이들이 3일 내에 창업 작업을 완료할 수 있도록 행정을 간소화하고 전담팀이 창업을 돕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으며, 10인 이하 영세기업에 대한 각종 세금감면과 보조금 지원도 확대키로 했다.

이밖에 프로젝트 채권 등 자금조달 수단 다양화, 전자정부와 전자상거래 활성화, 에너지 효율화 등 중소기업 지원과 일자리 늘리기에 도움을 줄 방안들도 동원한다.

이러한 정책에 필요한 자금 중 절반을 일단 해당 국가 중앙정부나 지자체가 마련하면 EU는 해당국의 낙후지역 개발지원금 미사용분에서 같은 금액을 지원키로 했다.

그러나 각국의 긴축재정으로 경기부양책이 막혀 있는 데다 세계 경제 침체로 수출 여건마저 악화된 상황에서 이러한 EU의 해결책이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회원국 간 성장 촉진과 취업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확립되지 않은 가운데 긴축과 함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전략이 성공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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