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재정위기의 진앙지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이 선택적 디폴트로 강등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 드리워진 먹구름 더욱 짙어지고 있다. 그리스와 민간채권단의 국채교환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그리스가 일부 채권을 상환하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돼 디폴트 우려가 다시 부각됐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유럽연합(EU) 등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낮췄고 국제유가와 주가 등이 하락하는 등 시장도 휘청이고 있다. EU는 재정위기국인 스페인과 그리스에 강도높은 긴축재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그리스 일부 채권 상환 못해 = S&P는 그리스가 국채교환협상을 벌이는 과정에서 채권 일부를 상환하지 못할 가능성이 드러났다면서 ‘선택적 디폴트’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리스는 현재 민간 채권단과 국채 교환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협상은 교착 상태다. 이번 협상은 지난해 10월 유로존이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그리스 정부와 민간 채권단이 3500억 유로(약 514조원) 규모인 그리스 정부 부채 가운데 2000억 유로 이상을 30년 만기 국채로 전환하는 기본 방안에 합의함에 따라 이뤄진 것이다. 하지만 그리스 정부와 민간 채권단이 30년물 국채 금리를 평균 4.0% 선에 놓고 합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지자 독일 등 일부 회원국과 IMF 등은 국채 금리가 너무 높아 그리스의 재정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며 그리스 정부와 민간 채권단의 제안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그리스는 다음달 13일까지 새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스는 3월 20일에 만기가 돌아오는 144억 유로 규모의 국채를 상환하지 못할 경우 디폴트을 맞을 수 있다.
▶EU, 스페인에 재정적자 목표 준수 촉구= EU는 또다른 재정위기국 스페인에 재정적자 감축 목표를 준수하라고 압박했다.
올리 렌 경제·통화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EU 재무장관회의가 끝난 직후 “스페인 정부 예산안을 분석한 결과, 재정적자 감축 목표와 집행 결과의 격차가 지난해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예상돼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스페인 경제장관은 목표 준수를 다짐하는 반면 예산장관은 목표 변경을 요구하는 등 스페인 정부의 이행 의지가 미흡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크리스토발 몬토로 스페인 예산장관은 지난 22일 경기침체를 감안해 EU와 당초 합의됐던 2102년 재정적자 비율 목표치가 바뀌어야 한다고 EU에 요구했다. 반면 루이스 데 긴도스 경제장관은 당초 감축 목표를 고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페인 전임 정권은 당초 2011년 재정적자 비율은 국내총생산(GDP)의 6%, 2012년엔 4.4%로 낮추고 2013년엔 EU의 기준치(3%) 이하로 낮추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총선거로 새로 들어선 스페인 정부는 2011년 재정적자 비율이 국내총생산(GDP)의 8%가 될 것으로 잠정 평가됐다고 최근 밝혔다.
스페인 정부는 EU와 합의한 2012년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세금을 인상하고 각종 지출을 줄였으나 정부 안팎에선 올해에도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회의적 전망이 잇따라 제기됐다.
한편, IMF는 올해 스페인 경제가 -1.7%, 2013년엔 -0.3%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페인의 2011년 3분기 실업률은 21.5%로 선진국 가운데 최고 수준이며 청년 실업률은 50%에 달하고 있다.
렌 집행위원은 스페인의 실업률이 올해 23.4%로 오를 것으로 예상하면서 스페인이 이달말 노동법을 신속하게 개정해야한다고 촉구했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