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자이 “비인간적 행위” 맹비난에, 클린턴 “관련차 처벌”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병사의 시신에 소변을 보는 미국 해병대원들의 동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확산되자, 미국 정부가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12일(이하 현지시간) 동영상 파문이 일자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을 철저하게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클린턴 장관은 “미국의 가치와 미군, 특히 해병대 행동규범에 절대적으로 부합하지 않는 일이 발생했다”며 “진상조사 후 관련자들을 처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은 이날 “통탄을 금치 못할 행위”라면서 관련자들을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패네타 장관은 발표문을 통해 “해병대와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및 나토(NATO)군 사령관에게 이번 사건을 전면 조사하라고 지시했다”며 “가담자는 엄중 문책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상조사에 나선 미 해병대 측은 동영상에 등장한 4명의 군인 가운데 2명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들은 미 해병 제3대대 제2부대 소속으로, 아프가니스탄 주둔 후 지난해 가을 노스캐롤라이나 기지로 귀환했다.

이번 동영상 파문으로 아프가니스탄 내에서 반미 감정이 고조되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군 병사들의 행위는 완전히 비인간적인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어 “미국 정부에 이 영상을 신속하게 조사해 죄가 밝혀진 이들을 엄벌하라고 분명히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동영상은 2014년 철군을 앞두고 미국과 탈레반 간 평화협상이 추진되는 민감한 시점에서 공개돼, 향후 협상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커졌다.

전날 유튜브 등에 게재된 동영상은 해병대원 4명이 탈레반 전사로 보이는 3구의 시신에 방뇨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 해병대원 중 한 명은 “여보게, 좋은 하루 보내”라고 말하고 있고, 또 다른 한 명도 외설스런 농담을 하고 있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