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업계가 지난 2007년 이후 4년 만에 중국을 제치고 다시 세계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기술력’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생각이다.

중국이 2000년대 중반 이후 저가 물량 공세를 시작할 때 국내 조선업체들은 부가가치가 낮은 상선보다는 드릴십이나 LNG(액화천연가스)선 등 특수선 수주에 기업의 역량을 집중해 왔다. 레드오션에서 출혈경쟁을 하느니 차라리 블루오션을 개척한 것이 낫다는 전략적 판단에서다.

특히 이들 특수선은 지난해 일본 대지진으로 원자력에 대한 공포가 커지면서 어느 때보다 발주가 활발히 이뤄졌다. 실제로 지난해 발주된 LNG선은 총 48척으로, 지난 2007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은 발주 기록을 세웠다.

국내 조선업체들은 또 전통적인 선박인 컨테이너선에 대해서도 중량을 1만2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이상으로 대폭 키우거나 친환경ㆍ고효율 엔진을 장착하는 등 기술력으로 중국 업체들과 차별화했다. 이에따라 선박 가격이 대폭 높아지면서 수주 거래당 1조원을 웃도는 거래가 속속 등장하기도 했다.

덕분에 국내 조선업체들은 중국 업체와 수주량으로 비교할 때 보다 수주액으로 비교할 때 더 격차가 커진다. 지난해 한국이 수주한 금액은 481억6000만 달러로, 192억 달러를 기록한 중국보다 2.5배 가량 많다.

그러나 지난해 국내 조선업계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이런 성과가 올해까지 이어질 지는 확신하기 힘들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특수선 및 해양플랜트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은 유효하지만 아직 유럽발 재정위기라는 변수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탓이다.

이미 확보한 수주잔량에서 아직 중국을 따라가지 못한 부분도 변수다. 만약 올해 신규 수주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언제든 1위 자리를 중국에게 다시 내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올해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시장 경향이 더욱 기울어 국내 업체들의 선전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글로벌 시장이 전반적으로 불황을 겪을 것으로 보여 낙관적으로만 전망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shinsoso>

carrier@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