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5시 30분께, 서울 남대문경찰서 경찰 및 직원 수십 명이 다급히 무리지어 1층 회전문을 빠져 나갔다.
황급히 차에 오르던 한 직원에게 기자가 이유를 물었다.
돌아오는 답.
“6시까지 남산 안중근기념관으로 모이라는 호출을 받았다”며 다급하게 차에 올라탔다.
옆에 세워진 의경버스에도 속속들이 의경들이 탑승했다. 곧이어 차량들이 일제히 새벽 찬 바람을 가르며 남산으로 향했다. 남대문 경찰서는 일부 당직 근무자들만 남아 있었다. 뭔가 대형 사건이 발생한 듯했다.
6시 20분께, 안중근기념관은 주변을 순찰하는 수십 명의 의경과 밤새 내린 얕은 눈 위에 염화칼슘을 뿌리는 경찰 직원들로 삼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기념관 앞으로 향하는 나무계단을 따라 새벽산행을 나서던 몇 몇 시민들은 경찰들이 갑자기 산행을 저지하자 항의하며 이유를 물었다.
경찰들은 “중요한 행사가 있어서 그렇다”고만 답할 뿐 끝내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기념관 출입문을 통제하던 경호원은 “8시부터 VIP와 관련된 행사가 있다”는 말만을 남긴채 자세한 설명을 생략했다.
이날 열린 행사는 국가보훈처가 주관하는 정부업무평가 보고회였다. 이날 보고회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하게 돼 있었다. 이에 따라 남대문경찰서는 기념관 주변에 대한 경비를 사전 공지없이 강화하고 시민들을 막아선 것.
이에 불만을 쏟아낸 것은 시민들이었다.
새벽 등산을 하다 의경들에 가로막힌 한 시민은 “도대체 무슨 대단한 행사이기에 이유도 모른 채 산행을 방해 받아야 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시민은 “이런 일이 있다면 산 입구에서 미리 공지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 시간만 뺐겼다”고 항의했다.
<김재현 기자 @madpen100> madpen@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