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청소년의 안타까운 자살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일 대전에서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해 여고생 A(17)양이, 지난 20일에는 대구의 중학생 B(16)군이 친구들의 폭력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정부는 학교 폭력을 예방하겠다며 지난 7월 국무총리 주재 국가정책조정회의를 통해 ‘폭력ㆍ따돌림 없는 학교 계획학교’를 발표 경비 인력을 확대하고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내실화하겠다고 밝혔지만 결국 어린 생명이 안타까운 선택을 하는 참사를 막진 못했다.

문제는 10대 청소년 자살이 계속해서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2011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만15-19세 청소년 10명 중 1명은 지난 1년 동안 한 번이라고 자살하고 싶다는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적ㆍ진학문제, 경제적 어려움 등 여러가지 원인이 있지만 학교폭력 등으로 대표되는 또래집단과의 갈등도 주요 원인으로 나타나고 있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이 지난 23일 공개한 학교폭력 전국 실태조사 통계에서도 “학교폭력으로 자살충동을 느껴봤다”고 답한 학생이 전체 응답자 10명 중 3명, 학교폭력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한 학생도 10명중 6명에 달했다.

청소년 자살은 원인이 매우 복합적 이라는 게 주요 특징 중 하나다. 한가지 문제만을 염두에 둔 단순한 대안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려운 이유다.

한마음한몸자살예방센터 관계자는 “10대 자살의 경우 드러난 원인이 또래 집단에 의한 것이라고 해도 그 배경에는 가정 문제 등 다른 문제와 연결 돼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복합적인 문제와 배경이 얽혀있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교육 전문가들은 “인성 교육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지만 정부 당국이 제시하고 있는 대책은 본질적 문제를 해결하기엔 어려움이 있다는 게 중론이다. 사건이 발생해야 대책을 내놓는 ‘사후약방문’ 태도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으며, 이마저도 행정 편의적인 대책이 주를 이룬다는 게 그 이유다.

정부는 지난 7월 ‘폭력ㆍ따돌림 없는 학교 계획’를 발표하고 학교 경비 인력을 확대하고 학교문화선도학교를 지난 해보다 2배 가량 늘어난 300여곳을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따돌림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매뉴얼은 아직도 완성되지 않은 상태다.

교과부가 따돌림 예방을 위해 교사들에게 배포할 예정인 ‘따돌림방지프로그램’은 지난 7월 발표된 ‘폭력ㆍ따돌림 없는 학교 계획’에 따라 사업을 착수했지만 아직도 연구 용역이 끝나지 않은 상태다. 교과부는 내년 1월까지 개발을 마치고 3월 신학기부터 일선 학교에 적용한다는 방침이지만 학기 직전에 배포한 프로그램을 교사들이 얼마나 숙지하고 적용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또한 지난 7월 시도교육청 산하 청소년 상담 프로그램인 Wee프로젝트와 연계해 학교 폭력 가해ㆍ피해 학생의 ‘상담-치료-교육’을 강화하는 등 맞춤형 상담 지원을 실시한다고 밝혔지만 정작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거나 상담사 인력 부족 등으로 실질적인 상담 지원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교과부는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이 이슈가 된 지난 25일에서야 학교폭력 전문상담사 1800명을 일선학교에 배치해 학생 상담을 강화하겠다는 대책을 발표했다.

학부모들은 학교가 학생 개개인에 맞는 상담 및 교육이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최미숙 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모임 대표는 26일 논평을 통해 “학생에게 문제가 발생했을 시 교사 개인의 대응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연령대별로 아이의 특성에 맞는 교육적 대응방안과 상담 등의 교육방법이 이뤄져야 하며, 교대나 사범대학 과정에서부터 이런 내용이 교육 돼야 한다”고 밝혔다.

박수진 기자/sjp10@heraldm.com